행복의 경제학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영욱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란 이름도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란 그녀의 저서도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신간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기대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대체 누구이길래, 그녀가 써 온 지난 이야기들이 어떤 것이길래 하는 호기심에 시작하여 그녀의 행보의 발자취를 따라오면서 지금의 행복의 경제학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책을 읽고 나서 그녀가 독자에게 바라던 것이 아직 행복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깨달음보다는 아직도 좌정관천에만 빠져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라고만 빠져 있던 나의 무지함에 대한 보고로 이 책을 기억할 듯 하다.

 경제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 무언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들을 찾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학문이자 그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학부 시절에도 경제학원론을 배우면서 수 많은 그래프와 그 안에서 효용성에 대해 배우며 가장 합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현재의 현상들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러한 시간 속에 내가 이러한 경제란 큰 틀을 배워나가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하고 그 안에서 공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어떠한 선택을 하면 저비용 고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지 그로 인해서 내 삶의 행복을 영위할 것이란 생각은 잠시도 떠올린 적이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고 그로 인해 윤택한 삶을 누릴 내 모습을 보며 잠깐 동안이나마 꿈에 부풀어 있던 시간이 경제를 배우며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갔던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뇌리에 가장 빈번히 떠올랐던 물음은 이게 정말이야? 그렇다면 내가 그 동안 알아온 사실은 다 무엇이지?’라는 것의 무한 반복이었다. 그렇기에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한 줄을 읽고 나면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과 그녀가 이야기하는 현실 사이의 충돌은 간극이라기 보다는 자석의 N극과 S극 마냥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있어 좀처럼 융화되지 않았다.

국제통상을 전공한 나에게 있어 국가간의 무역은 저비용 고효율을 이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더 좋은 물품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여겨왔다. 한 국가의 수출 증대는 무역수지 흑자를 가져오게 되며 이러한 흑자는 GDP라는 숫자 안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현 국가의 실적 평가표를 우수하게 만들었으며 무역이 있기 때문에 운송이라는 분야의 사업이 발전되고 그 안에 부수적인 기타 여러 사업들도 부흥하게 된다. 그 안에 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로 인해 경제 주체가 된 사람들이 다시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배우고 알고 있던 사회이자 경제였다면 그녀는 누구도 나에게 가르쳐주거나 내 스스로도 단 한번도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회적이고 환경적 측면까지 함께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숫자로만 경제를 이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는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형태가 아니라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이며 우리는 그것이 옳고 현명한 것이라 세뇌를 받게 되어 지금의 현 사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만 놓고 보았을 때도 1/3 가량을 읽어나가는 동안에도 대체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란 의문만 들었으니 그녀의 말에 공감이 가면서도 실체를 이해하기까지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12년 다보스포럼의 주요한 주제는 자본주의를 버리다였다. 자본주의로 지금까지 이룩해 온 성과에 대한 즐거운 보상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발한 문제들에 대한 위기의식의 해소와 반성인 셈이다. 너무나 빠른 성장 속에서 소득불균형은 불가피한 현상이었고 이러한 문제가 팽배해졌으니 이제는 잠시 돌아보자는 것이다.

 그녀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경제라는 한 사회만이 존재했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라는 틀이기에 숫자의 성장만이 아닌 실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그녀가 알려준 방향들에 대해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