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주니어 클래식 11
강신준 지음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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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시절 멘큐의 경제학은 경제란 거대한 굴레를 가로질러 가게 하는 마법의 열쇠와도 같은존재였다. 그 안에는 있는 내용들만 흡수한다면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게 되는, 자본주의의 이름 하에 굴러가고 있는 오늘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멘큐의 경제학을 통해 나는 경제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배웠고 노동의 한계생산성에 대해 알았으며 그것만이 내가 알던 세상의 진리였다.

저자의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란 이 책은 진심으로 내겐 판도라의 상자처럼 느껴졌다. 그 이전에는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하였던, 마치 알아서는 알 될 것만 같은, 금기시 된 또 다른 세상을 만난 기분이다. 베짱이가 만들어 놓은 세상의 형태가 당연하다는 듯이 세뇌되어 있던 생각이 자본주의 라는 세상이 산산조각 나며 그 안에 실체를 버젓이 드러내 놓고 있건만 나는 이제서야 그 안을 보게 된 셈이다.

개미를 통해서 부를 축적하는 베짱이를 보며, 베짱이가 정해진 룰에 따라 임금을 받는 나는 단 한번도 그들의 만들어 놓은 세상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툴툴거리면서도 그 안에서 매일을 보내는 것이 이치라 믿고 있던 내게 저자가 알려주는 자본의 실체는 실로 허망하고도 씁쓸하기까지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 노동에 대한 경제구조를 꼬집어 말하고 있는 휴머니즘이 묻어있는 자본론, 마르크스가 가진 그의 시각이 사뭇 궁금해지게 하는 책이다. 무너져가는 자본주의의 틈새를 보수할 수 있는 답을 가진 것이 아닐까 란 생각과 기회가 된다면 원문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지적 호기심마저 불러일으키는 시간이었다. 4000 페이지가 넘는 원문을 읽을 수 있을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제대로 독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토록 베짱이들이 숨기려 했던 진실을 담긴 자본론을 섭렵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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