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공산주의의 신봉, 칼 마르크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정도 뿐이었다.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현재의 이 땅에서 굳이 내가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그를 알아야만 하는 의문에 그저 그에 대한 이름과 대략적인 이론들만 알고 있어 선택한 책이었다. 평전을 처음 접해보기도 하거니와 그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내용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보통 이틀에 한 권을 읽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다 읽는 대는 3주의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읽으면서도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곤 했는데, 지금 내가 속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 안일한 생각 하나는 철저히 버릴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그가 공산주의 운동에 선봉에 서서 활달한 활동을 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남기고 간 자리에 이토록 강력한 영향을 남긴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그는 대중적인 인물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마르크스의 생애 동안이기 보다는 공상주의 운동의 명성 혹은 악명이 높아지면서 더불어 알려진 것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마르크스는 이상이 아니라 역사에 근거해서 현존 질서를 비판했다. 그가 현존 질서를 비판한 이유는 그 질서가 정의롭지 않다거나 당장에 어떤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 아니었고 현존 질서가 인간의 사악함이나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는 현존 질서가 인간을 억압하고 불구로 만들 수 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사회발전법칙의 결과물이며, 특정한 역사 단계에서 하나의 계급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계급의 재산을 빼앗고 착취하는 데 이용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본문

이러한 인식으로 그는 신화의 환상에 매료되는 것에 대해 지양하는 견해를 보인다. 신화 속의 물질적인 환경이란 배경을 배제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객관적인 진리인 듯 믿게 한다 생각하기에 당대 민주주의 이론가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현 시대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기득권이 있는 계급은 이를 버리고서 떠오르는 계급층, 즉 사회의 진보적인 입장에서 손을 잡고 함께 하는 것이 이상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라 믿었기에 그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인 노동자들의 측면에서 대변하게 된다. 즉 자본가들인 부르주아 계급은 낮은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두 계급간의 대립이 심화되며 기득권 계층인 자본가들은 그 소유에 집착을 버려야 하는 것으로 한 쪽으로 쏠려 있는 부의 비대칭 현상으로 인해서 자본주의의 생산관계는 붕괴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붕괴를 피하고 상하관계로의 나뉘어 진 계급간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프롤레타리아들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그의 사상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노동자들의 시각에 있어서는 매우 매력적인 것이었으리라.

서양 철학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해지는 칼 마르크스의 이러한 이론은 궁극적으로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들로 보인다. 90년대 동구권의 몰락으로 인해 그의 사상은 위대하지만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들로 판단되어 짐에 따라 그의 사상을 제대로 만나볼 기회들이 없었다. 이미 실패한 이론과 현재 내가 속해 있는 이론과는 대립되는 것이기에 거부하거나 차단하기 보다는 한 번쯤은 제대로 알아봐야 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비록 그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과 현재의 시대가 다르기는 하지만 국가나 대기업에 대한 그의 관점들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확보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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