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항상 배신한다 - FBI 심리학의 첫 번째 충고
메리 엘런 오툴 & 앨리사 보먼 지음, 유지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대게 첫 인상은 4초만에 판가름 난다고 한다. 망막에 상이 맺히고 짧다면 짧은 4초라는 시간에 누군가를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을까 싶다 만은 우리는 그 첫인상의 강렬한 메시지를 맹신하곤 한다. 이것이 운명이려니 혹은 저 사람은 위험 할 것이다 라는 식의 판단은 그간 우리가 쌓아 놓은 데이터를 분석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시간이며 그저 육감에 의존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 육감, 즉 본능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믿을 만한 정보인지에 대한 질문에 FBI 프로파일러로 활약한 저자 역시 한 눈에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놓고 있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은연 중 외모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에 각인된다. 언제나 천사는 하얀색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으며 악마는 검고 흉악한 모습니다. 우리가 천사라고 명명하는 그들은 외모가 아닌 그들의 행동이나 마음가짐으로 판단하는 것임에도 외향적으로 그들은 아름다운 형태로 존재하며 그것이 으레 당연하다는 듯이 보편화 되어 있다.

 본능은 외모로 사람을 믿는다. 하지만 외모는 참모습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사실 위험인불 중에는 외모 관리의 달인도 있는데, 그들은 정장도 맵시 있게 입고 집고 있어 보이게꾸밀 줄 안다.

 사람을 못 믿는 이유도 외모에 있다. 머리가 단정치 못한 사람이 대형사고를 칠 거라는 고정관념도 그 때문에 생긴 것이다. 특히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비호감에 눈도 수상쩍게 생겼다면 대형 사고를 칠 확을 100퍼센트라고 생각한다. –본문

 일전에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여 주인공만 해도 나의 이러한 편견이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창백한 얼굴에 눈썹은 밀어 버린 듯 존재하지 않았고 피어싱과 문신이 가득한 그녀를 보면서 당연히 범죄자로 나오는 인물이겠거니 란 생각으로 화면을 주시했다. 하지만 그녀는 피해자이자 사건을 푸는 열쇠를 찾는 프로파일러이다.  문신, 피어싱, 말이 없고 주변에 지인들도 별로 존재하지 않은 그들은 왠지 정상적이지 않을 것이란 생각으로 본능은 눈에 보이는 대로, 일전에 이미 판단 된 고정된 틀 속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감정의 조작하기가 쉽다. 수작을 부리는 사람은 이를 잘 안다. 그들은 경각심을 늦추고 느긋한 마음을 유도하며 특별한 인연이라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한다. 인상만 잘 관리해주면 된다. 칭찬 일색에 관심을 주는 척하거나 여러분과의 공통점이 다분하다는 것을 믿도록 입을 맞추면 그만이다. 때문에 그들이 사람을 잘도 속이는 것이다. –본문

 처음 만나는 사람과 대화는 나누는 중 나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 그 이후론 대화가 쉽게 풀려간다. 쉽게 풀려 나간다는 의미는 처음보단 긴장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며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도 수그러지게 된다는 의미일 게다. 만약 누군가룰 목표로 하여 범죄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들은 첫 대면에 있어서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할 것이다. 유대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더 많은 정보를 얻어 내길 원할 것이고, 혹은 드러내지 않고 지켜 보고 있다고 한다 한들 내가 당신을 주시 하고 있어라는 단서로 보일 만한 것들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내 주변 이웃과 같이 평범한 차림이 일상적인 모습으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며, ‘범죄자라는 주홍글씨는 어디에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자신을 가리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가면에 집착하고 그것으로 들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읽는 내내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이코패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심심치 않게 들리는 단어들이 따라 붙는 사건 현장을 따라가다 보면 대체 사람이 어쩜 이렇게 잔인 할 수가 있지? 죄책감 따위는 없는 건가? 사람이 사람에게 이럴 수 있을까? ‘ 라는 온갖 물음표가 그들에게 던져진다.

 남의 마음고생이나 명예 훼손, 경제적 손실 혹은 살인이 사이코패스에게는 코를 푼고 난 뒤 휴지 뭉치를 버릴 때의 기분과 같다. 휴지를 버려서 가슴이 아픈가? 휴지가 쓰레기통으로 마음에 걸리는가? 휴지가 버림받았다는 이유로? 그러진 않을 것이다. 사이코패스에게 피해자는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 양심의 가책이나 동점심 따위가 없어 그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본문

대게 미치거나 정신이상자가 사이코패스라 생각했는데 사이코패스는 결코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코가 현실과 허상 사이에서 구분하지 못해 환청 등에 의해 엽기적인 행동을 하긴 하지만 사이코패스의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그들은 범죄를 저지른다. 아무런 가책 없이 그들에게 범죄는 삶의 연속선 상의 일과와 같은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감정을 다스리고 이성적으로 생각 하는 것에 단련이 되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몇 가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들이 범죄소굴로 들어섰다는 것을 알고서 그의 엄마는 아들을 구하러 간다. 물론 경찰이나 제 3자를 동행하지 않고 그녀 혼자 그 곳에 잠입한 것은 무모하며 이로 인해 위험수준이 중에서 상으로 급격히 상승했지만, 다음의 상황이라면 내가 그토록 이성적으로 행동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부모라면 누구나 투오이처럼 모험을 감행했을 것이다. 자녀를 보호하려는 보모의 의지는 어떤 위기도 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불이 나면 무작정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실은 아이가 죽거나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 –본문

 저자처럼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제대로 수습하는 방법일 것이다. 보이싱 피싱의 경우도 대게 가족을 담보로 해서 돈을 요구하긴 하니 말이다. 하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보듯 이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좀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 앞에선 이성보단 감성이 우선하게 되니 말이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위기상황에서 사태를 가라 앉히기 보다는 아예 무시하거나 도피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 상황 속에서의 대처 방안이다. 가정폭력, 신변의 위협 등의 상황에서는 이 자체에서 도피하라고 하는 그의 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등의 내용이 없이 지나쳐 버린 것에 대해선 아쉬웠다. 가정폭력의 경우 피한다고만 해서 사라지진 않을 테니 매번 피하며 살 수는 없지 않을까?

 실제 사건들과 함께 그 안에서 우리가 모르고 넘어갔던 부분들에 대해서 지적하며 알려주는 방식은 꽤나 흥미로웠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을 너무 삭막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회의가 들긴 하다. 특히나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이 처음 본 사람들에 비해서 범죄가 일어나는 확률이 더 높다는 부분에서 내 주변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나 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조심하는 것은 나중에 일이 벌어지고 나서 후회하는 것보다 나을 테니, 너무 쉽게 누군가를 판단하려 들지 말아야겠다. 한 가지 확실하게 배운 것은 첫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려 들지 말자는 생각은 강하게 각인 되었다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당신이 어떠한 인성을 가지고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에 우리는 좀 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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