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파는 아이들 문학의 즐거움 37
린다 수 박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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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빈곤, 가뭄, 기아. 이 안타까운 현실은 왜 하필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도움이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그들에게 더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계속 되는 것인지. 소설이라지만 현실을 오롯이 옮겨 놓은 이 책을 보며 다시금 쓰라림이 전해졌다.

아프리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과 식량 부족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누런 흙탕물이 고여있는 웅덩이에 동물과 사람이 함께 먹고 마시는 장면, 먹을 것이 없어 빈 바닥만 긁고 있는 아이들, 내전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절망.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도 힘든 그 곳엔 핏빛이 가득한 오늘이 계속 되고 있었다.

니아는 오늘도 물을 길으러 발걸음을 옮긴다. 이 물이 있어야만 가족들이 살 수 있다. 작은 몸집의 그녀는 물통을 가져가는 것도 버겁지만 물을 길어 되돌아 오는 때보다는 수월한 편이다. 발에 상처가 나고 몸이 고되어도 하루도 쉴 수 없는 여정. 니아는 학교에 가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은 꿈꿀 수도 없다. 어제와 같이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물을 길으러 이 길을 왕복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이전에도 몇 번 본적은 있으나 금새 또 잊어버리곤 했다. 가뭄이나 기아를 겪어 본적이 없기에, 나에게 지금 당장 닥친 현실이 아니기에 안타깝다 란 생각만 하곤 지워버리기 때문일 게다. 수돗물을 틀면 언제나 깨끗한 물이 흘러나오고 냉장고를 열어보면 먹을게 있는. 이런 풍족한 생활에 있기에 지구 반대편의 그들의 삶 자체를 이해한다기 보다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물이 부족하기에 물이 나는 곳을 차지하기 위해 두 부족간의 다툼이 끊이질 않고 그러한 다툼으로 인해서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족을 잃기도 한다. 아이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매일 이동을 해야 하며, 물을 구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 따위는 없다. 살기 위해 물을 구하러 가지만 그 물로 인해서 또 병에 걸리게 되는 무한 도돌이표 같은 악순환의 고리 속에 엎친대 덮친 격으로 내전까지 발생한다.

이 내전으로 살바는 남수단에서 에티오피아, 케냐 그리고 다시 뉴욕 주 로체스터, 마지막엔 다시 수단으로 오기까지 십 여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일념 하에 한 걸음 한 걸음을 떼기 시작한 여정 동안 삼촌과 친구, 그리고 가족과 나라를 떠나 보내야만 했다. 그가 미국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었는지 모른다. 미국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으면서 알게 된 친 아버지의 소식. 하지만 그 소식을 듣고도 그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데 몇 달의 시간이 걸린다. 고국에 돌아가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려 아버지를 만나지만 살바는 집으로 돌아 갈 수 없다. 자신의 가족을 두고 다시 돌아서야 하는 살바는 그는 자신의 나라인 수단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다.

이름이 뭐니?”

그가 물었다.

니아.”

만나서 반갑다 니다. 내 이름은 살바야.”

그가 말했다. –본문

http://www.waterforsouthsudan.org/

 

깨끗한 물 한 모금에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마을의 공동 우물로 아이들에겐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며 더 이상 물로 인한 다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나라이며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나라인 수단. 그 곳에는 아직도 니아와 살바가 살고 있다. 그들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이 고통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크다. 나의 일부가 그들에겐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살바 투드와 같이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가면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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