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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자본주의를 버리다 - 포스트 캐피털리즘: 다시 성장이다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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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이라 경제란 주제에 국한하여 토론이 진행 되는 줄만 알았는데 공식적인 의제 없이 참가자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는 총회라고 한다. 민간회의이지만 세계 각국의 총리, 장관,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 등이 대거 참가하는 이 총회는 전 세계의 중요 이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알짜배기의 장이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뜨거운 감자는 자본주의의 위기설에 관한 것이었다. 이전에 읽었던 ‘점령하라’에서도 자본주의의 폐해로 빈부 격차가 발생 되었으며 상위 1%이 부도덕한 행위로 인한 결과임을 비난 하고 있었는데, 이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12년 다보스 포럼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서 그 동안의 사회적 불평등과 그로 인해 발생 가능한 디스토피아에 대해서 간과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체재가 필요함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그 동안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지지해 오던 다보스 포럼의 그간 행보 자체를 뒤집어 엎은 것이라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세계 경제를 압박해오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자본주의를 버린다’고 외치고는 있으나 그들은 아담 스미스의 자본주의를 다시금 되돌아 보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직 국부론을 읽어보지 않은 터라 정확한 비교가 불가했지만 현재의 자본주의와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가장 큰 차이는 윤리적 기반이란 것이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로 해 왔기에 그 과정에 있어서 공정하게 혹은 윤리적으로 진행이 되었는지는 차후의 문제로 인식하여 옴에 따라 그 결과가 지금의 문제를 키워온 원흉이 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기반에 이러한 온정에 있었다니, 이를 알면서도 지나쳐 온 것일까 아니면 지나친 결과주의에 빠지면서 덮어져 버린 것일까? 여하튼 근본의 시작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였으니 현재의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열쇠도 찾은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본 키워드는 인재의 부재였다. 넘쳐나는 구직자들에 비해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하여 실업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서는 인재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재에 대한 수요는 있으나 현 노동 시장에서는 충족이 되지 않는 다는 말이 선뜻 이해 가지 않는다. 양질이 아닌 노동력이 너무 많은 시장에 넘쳐 흐르다 보니 가격만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인재는 어떠한 인재를 말하는 것인가? 인재를 향한 전쟁이 지속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그들이 원하는 인재에 대해서도 함께 일러주면 좋으련만, 이 부분의 누락은 아쉽기만 하다.
책 안에 수 많은 거장들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브리티시 텔레콤의 켈리 CEO과의 만남이 흥미로웠다. 통신사 경쟁이 개방되어 있는 영국에서는 기업 문제에 집중하기 보단 소비자를 중심으로 우선 생각한다고 한다. 이러한 공개 경쟁을 통해 기업뿐 아니라 시장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부분에서 우리나라와는 대조되는 것이 한 눈에 들어왔다.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해서 아직까지도 공개 경쟁의 문을 열기 꺼려하는 것들을 보면 일부 산업들을 보면 아직까지도 기업을 위한 마인드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이 못내 아쉬웠다.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고 하지만 그 기업을 선택하는 것을 소비자의 몫이거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세태로 얼마나 그들이 지속 될 수 있을지, 따가운 일침이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아시아 시장의 대두,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문제, 물 부족 문제, 초 연결 사회 등 다양한 주제가 담겨 있다. 수학 공식 마냥 하나의 체제가 반드시 어떠한 결론으로 도출되지 않기에 않기에 모범 답안은 없다지만 최상의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