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텔링 전략
한혜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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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논리로 보이지만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아이들을 열광하게 하는 그 재미의 요소가 뭔가 심심하고 아직 간이 덜 된 음식마냥 밍밍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텔레토비, 뽀로로 등을 보면서 귀엽다 혹은 아기자기하다 란 생각만 했을 뿐 대체 무엇이 그토록 아이들을 열광하게 하는 가에 대해 궁금해 하던 찰나에 이 책이 그 해답을 명쾌히 설명해 주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텐츠의 경우 구매소비자와 실질소비자가 상이하기에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구매를 원하게 된다. 구매소비자인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교훈이 될 만한, 그 컨텐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여 구매를 하고 그것을 실제 사용하는 아이들은 컨텐츠가 흥미로운지 여부만 고려한다. ‘마법 천자문의 경우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천자문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다른 아이들 보다 빨리 접하게 되면서 한문을 익히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아이들은 마법이란 신비한 주문에 끌려 구매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책과 비교 시 띠지라는 마케팅 전략이 다르게 진행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른에게 있어 이미 지나와 버린 동심의 세계는 잔상의 조각들의 퍼즐 맞추기나 그러했을 거란 추측만이 가능하다. 현재의 시점에서 어린아이를 위한 노력들은 지극히 어른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있기에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 효과를 강조하기에 때론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놓치고 만다. 쿵푸팬더를 함께 관람 후 부모는 아이에게 끊임 없는 노력과 타인과 함께 하는 법 등에 대해 알려주려 하지만 아이는 아직 쿵푸 하는 팬더인 포에게 마음이 뺏겨 다른 것은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은 철저히 스토리에 집중하여 컨텐츠를 판단하기에 그 이면의 교훈이 있는지, 어떠한 의미를 주는 지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

하지 말라는 것들에 아이들도 더 많은 호기심을 유발 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그러기에 아이들에게 금기 시 되는 밤이나 주방의 냉장고 등은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대변하는 또 다른 나로서 자신을 거리감을 두고 보며 배우게 된다. 특히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말은 단순히 외계어로만 들릴 뿐이기에 말이 많은 컨텐츠 보다는 넌더벌로 처리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텔레토비로 그들을 말로 이야기를 이어가기 보다는 행동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아이들은 스폰지처럼 흡수력이 뛰어나고 백지장과 같은 스케치북에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여성학 강의를 들으면서 동화 속 주인공들은 대게 사람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동물을 의인화해서 그리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여우가 오리새끼를 키우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엄마와 아이가 아닌 여우와 오리로 그린 것은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사실 아이들의 책에 있어서 그토록 많은 고민을 해보지 않은 터라 보는 내내 이해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해 배운 느낌이다. 무조건 책을 권하기 보다는 효율적인 컨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컨텐츠 안에 재미라는 요소가 빠져버리면 아무리 교육적이라고 해도 아이들에게서 외면 당하는 지름길이라 조언하고 있다. 컨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뿐 아니라 컨텐츠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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