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같다는 환상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 - 천재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일곱 시공의 궤적
아이리스 치우.정쭝란 지음, 윤인성 옮김 / 프리렉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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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만이라는 나라를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런 매력을 가지게 된 시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 또한 흥미롭다. 오드리 탕 본인과 주변 지인들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관련 자료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교롭게도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드리 탕이라는 한 천재의 삶이나 생각보다는 그가 활약하고 있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대만이라는 나라의 시민들이 IT기술을 통해서 어떻게 민주주의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해바라기 학생운동”과 오드리 탕이 몸담고 있는 IT 기술 커뮤니티의 콜라보레이션 기록은 이 책에서의 특별한 발견이며,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였다.

 

이 책의 공저자인 아이리스 치우와 정쭝란은 오드리 탕이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외부 세계와 겪는 갈등과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리고 나아가 오드리 탕의 철학이자 신념이라 할 수 있는 창조, 공유, 기여, 상호존중의 가치를 어디서 발견하고 어떻게 삶 속에서 구현시켜왔는지를 몰입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기술을 통해 어떻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밝힌 내용 다음으로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오드리 탕이 대만에서 가장 먼저 이루길 원했던 교육의 변화를 다룬 내용이다. 일찌감치 천재성을 드러낸 오드리 탕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에 입학한 후 그 당시의 교육 시스템에 적응할 수 없어서 너무나 큰 고통을 받았고, 그로 인해 결국 가족과도 큰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대안학교에 해당하는 실험교실인 ‘삼림소학교’를 다니면서 안정을 찾았고 독일로 유학을 가면서 점점 본인의 삶을 주도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때 독일 유학을 마치고 다시 대만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면서 품은 꿈이 대만의 교육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포인트는 오드리 탕의 독일 유학에서의 경험이다. 영리한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게 두고, 뒤쳐진 아이들을 중점적으로 돌보는 순위를 매기지 않는 지도 방침과, 아이들을 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절대 때리지 않는 교육 풍토는 어리지만 성숙하고 섬세한 내면을 지녔던 오드리 탕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와 같은 입시지옥이었던 대만의 교육 시스템을 경쟁이 아닌 공생의 장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시도한 것이다.

 

이 책에는 여러 지인들의 오드리 탕에 대한 생각과 인상을 담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오드리 탕은 생각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언제나 미래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오드리 탕 본인도 자신이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것보다 주변 사람들의 아이디어나 비전을 증폭하고 확산시키는 것에 더 흥미를 느끼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그의 천재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이다. 인터넷이 대만에 보급되는 초창기 시절부터 그는 컴퓨터를 통해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깨우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감각은 그가 여러 시련과 난관을 통과하는 가운데서도 하나의 중심 줄기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독학과 재능 넘치는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우리나라의 청와대 국민청원의 원조가 2011년에 개설된 미국 오바마 정권에서의 “위 더 피플”이었다는 것과, 해바라기 학생운동이 일어났던 이듬해인 2015년에 대만 정부가 "join"이라는 시스템으로 그것을 먼저 모방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선례를 통해 2017년에 현 정권에서 지금에 와서는 다소 기형적이 되긴 했지만 ”국민청원“의 형태로 도입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과격할 정도로 완전한 투명성을 인터넷과 현실 정책에서 구현하여 모든 사람들이 자주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도와 정치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보다 나은 민주사회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되고픈 오드리 탕의 꿈이 이미 대만사회에 그가 이루어 놓은 것 이상으로 얼마나 더 발전된 형태로 거듭나게 될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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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 I’M THE BAD GUY,
안드리안 베슬리 지음, 최영열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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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가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될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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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 I’M THE BAD GUY,
안드리안 베슬리 지음, 최영열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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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음악을 열정적으로 보거나 듣는 편은 아니지만, 연례행사처럼 아카데미나 그래미 어워드 시즌이 되면 생중계나 녹화방송을 꼭 보거나 최소한 틀어놓기라도 하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 2020년 1월은 아직 코로나의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이었고, 그 즈음에 시청한 그래미 어워드에서 나는 어쩐지 특이하지만 익숙한 어떤 멜로디에 이끌렸다. 그리고 그 곡의 주인공이 빌리 아일리시란 여가수였으며,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해의 그래미에서 사실상 주인공을 확정해놓은 상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곡은 우리나라 카드회사?의 광고 음악이었기에 그렇게 익숙했던 것이었다.


“빌리 아일리시”는 이미 그 이름에서부터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빌리”라는 단어는 그 단어 하나만 있을 때는 별 느낌이 없는데, 그 뒤에 어떤 단어가 추가되느냐에 따라 색다른 느낌으로 탈바꿈하는 묘한 단어인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빌리 엘리어트”? 아무튼 빌리 아일리시의 경우 “아일리시”라는 발음에서 오는 느낌이 무척 세련되고 멋지고 독특하다는 느낌을 준다. 흔한 것 같으면서도 새로움을 주는 경우가 바로 “조합”의 마법인데, 빌리 아일리시라는 이름은 바로 그런 예가 될 것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매우 일찍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지만, 이제 겨우 20살에 불과한 그녀의 성공기 혹은 성장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동시대 대중문화 소비자들에게 강한 파급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유년기 성장 환경이 유복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은 둘 다 배우였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의 테두리가 온전히 세워진, 필요한 건 다 있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에서 주목하게 되는 첫 번째 포인트다. 빌리는 부모님과 오빠 이렇게 네 명이 한 식구를 이루며 살았는데,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절묘한 성장 환경을 가족을 통해 누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집, 가족은 언제나 그녀의 마음이 의지할 수 있고 힘이 되는 근원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 책에서 보이는 두 번째 포인트는 그녀의 목소리에 대한 부분이다. 빌리 아일리시의 목소리에 대해 다양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진실된’, ‘아름다운’, ‘진솔한’, ‘힘 있는’, ‘부드러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감미로운’, ‘침울한’ 등 어느 하나의 색깔에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으로 아름답고 깊은 울림을 주는 타고난 목소리의 매력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목소리에 대한 기초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빌리는 어린 시절 LA의 한 어린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목소리 훈련이 된 것이, 자신이 지금 이렇게 노래를 할 수 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빌리 아일리시의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신의 작품을 위해 어디까지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예를 들어 그녀는 한 신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그 컨셉을 원하는 만큼 표현하기 위해 타란툴라 거미를 자신의 입안에 머금는 행동까지 기꺼이 했다. 보통의 열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 그녀는 자신의 몸 상태, 즉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연습과 실전에서 열정을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그녀가 계속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계속해나가려면 오히려 그 폭발적인 열심을 자제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빌리 아일리시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또 하나는 그녀와 함께 일하는 팀이 공유하는 미래 전략이다. 애초에 그들은 빌리 아일리시를 소모성 연예인이 아닌 오래도록 사랑 받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시키기 위해 단기적 성공을 추구하지 않았다. 작은 규모에서 시작하여 빌리 아일리시의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조금씩 그녀의 세계 속에 팬들을 결집시키고 확장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빌리 아일리시에게 있어 가족이 갖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무엇보다 바로 친오빠인 피니어스의 음악적 능력과 동생을 위한 헌신이 돋보인다. 둘은 무대에서 한 팀으로 활동하지만 보통 스포트라이트는 빌리 아일리시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그래미 어워드에서의 엄청난 성공을 통해 피니어스라는 뮤지션이 지닌 재능과 가치도 입증되었다. 하지만 그는 “평생 그저 빌리 아일리시의 오빠이고 싶다”는 다른 시상식에서의 소감을 통해 동생을 향한 깊은 애정을 보인 바 있다.

 

이 책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일 뿐으로 보이는 갓 스물이 된 한 여성 아티스트의 지금까지의 여정을 짧은 호흡의 글들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구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만, 이미 이룬 업적이 너무 대단하기에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중간정리(?)한 것이 충분히 납득되었다.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이렇게 길지 않은 글들의 모음으로 책을 편집한 것이 효과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더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되어 확장될지도 모를 빌리 아일리시의 세계를 접하기 전의 예행연습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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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명승 - 이야기로 풀어낸 중국의 명소들
김명구 외 지음 / 소소의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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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반쪽짜리 지식의 나머지를 채우는 하나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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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명승 - 이야기로 풀어낸 중국의 명소들
김명구 외 지음 / 소소의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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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위치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면 항상 중국의 상황에 따라 국내 정치 상황이나 국력의 집중도가 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대륙이 통일 왕조를 일으키면 한반도의 정세는 위축되었고, 반대로 중국 대륙이 여러 세력으로 나뉘어 있거나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때는 언제나 더 큰 나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거나 내부적으로 안정된 발전을 이루곤 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시점에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경제적 부흥으로 중국이 한때 부러워하는 발전된 국가상으로 실질적 우위를 점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 체제에 있어 자본주의를 부분적으로 용인하면서 이 위치가 뒤집어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나, 근래의 경제 및 문화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다소 후진적으로 보였던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쉽게 지우지 못하게 되었다. 중국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보이는 이미지에서 오는 편견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통치 지배세력의 철학에 따라 과거의 역사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또 그들이 부정한 것을 스스로 뒤집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비일관성이다. 대표적으로 공자와 관련된 일련의 정책들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게 참 무서운 것이다. 중국은 지금 그 모습이 어떻다 하더라도,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 문화를 가진 나라기 때문이다. 체급이 깡패라는 말이 있는데, 중국은 경제 규모뿐만이 아니라 역사와 조상이 물려준 문화콘텐츠에서도 엄청난 자산과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힘에서 직접적인 대결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더 창의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접근해보자. 우리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관점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아시아의 가치와 가능성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소소의책에서 출간된 『중화명승』은 우리에게 중국이 가진 힘의 근원을 되짚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단순한 중국의 관광 명소 소개서가 아니다.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우리의 반쪽짜리 지식을 조금은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문화적 관점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의 역사 속에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큰 의미를 가져왔던 도시들과 그 안의 명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중국 문화의 근원적인 힘과 가치를 살펴본다는 것은 분명 유익한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중화사상”이 품고 있는 요소들이 편협하거나 단일한 전통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내부적 혼란과 외부세력의 침략이라는 영향 속에서 구별과 혼합의 복잡한 과정을 통해 빚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역사의 한가운데 중국의 문인들은 물론이고 우리 조상들이 보고 겪으면서 품었던 인상과 평가를 엿보는 재미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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