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IT의 역사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위대한 혁명 거의 모든 IT의 역사 시리즈
정지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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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은 정보통신혁명, 우리 세대는 지금 정보통신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위에 살고 있다. ‘혁명이란 단어는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등을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운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놓은 역사적 사건을 우리는 보통 위의 세 가지 큰 혁명으로 정리한다. 정보통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혁신적 시도 및 신기술은 이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기반 위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는 바로 우리의 시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을 직접적으로 이끌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부터 2000년대 이후의 IT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등의 이름을 만날 수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구글이 IT 역사의 초중반기를 두드러지게 장식했다면 지금까지 이어지는 후반기에는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나머지 이름을 장식한다. 그래서 이 5개 기업의 이름의 알파벳 머릿글자를 따 ‘GAFAM’이란 용어가 시대를 정의하는 상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IT의 역사를 기술의 역사 이전에 사람의 역사,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 자주 등장하는 기술 용어나 비즈니스 용어들이 당장은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그것들을 창조하고 실천했던 인물들의 기본적인 철학과 사고방식, 혹은 생각이나 계획, 감정, 행동들을 고스란히 따라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기에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저자의 물 흐르는 듯한 문장이 다소 두꺼워 보이는 책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을 금방 씻어낸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초창기 컴퓨터의 시대를 연 주요 인물들 외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IT의 빅 히스토리를 이루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의 애플이 있기까지 정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기술 부분의 스티브 워즈니악이나 경영 부분의 마이크 마큘라, 또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PC를 만든 인물로 기억되는 에드 로버츠, 어쩌면 지금 빌 게이츠의 자리에 있었을지도 모를 BIOS의 개발자 게리 킬달, 너무 일찍 특허를 낸 탓에 아무런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한 제록스 파크 연구소의 더글러스 엥겔바트와 빌 잉글리시 등의 이야기는 이 책에 대한 재미와 몰입감을 높여주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라면, 우리의 삶의 형태, 사고방식이 우리의 주체적인 선택이나 개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탁월한 천재들이 일구어온 플랫폼 위에서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이 특정한 의도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해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와 그 역사를 주도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일부러라도 찾아보아야 한다. 최소한의 민주시민으로서의 교양을 위해, IT 분야에서 이 책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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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보카 어원편 + 미니 암기장 & 워크북 세트 - 어원으로 줄줄이 쉽게 외워지는 영단어│수능·내신 문제 술술 풀리는 기출 어휘 총정리│단어의 뜻이 단 번에 이해되는 그림설명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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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시리즈가 베스트셀러였던 적이 있었다. 단어의 어근이나 접두어 등 단어 구성 성분에서 중첩되는 부분을 따라 연관지어 단어의 의미를 공부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어휘를 알고 있느냐라고 할 수 있는데, 효과적으로 단시간에 많은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선 조건에서 단시간이라는 항목을 빼면 효과적인 학습법은 있느냐는 질문이 남는데, 그렇다면 답은 있다. 바로 「해커스 보카 어원편」처럼, 접두사, 어근, 접미사가 단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한 후, 해당되는 단어들의 묶음을 차근차근 공부해나가는 것이다. 외국어공부는 들이는 시간과 정성만큼이나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학습자가 효율적으로 영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루에 한 주제씩 묶어서 표면적인 의미는 다르지만 포괄적으로 단어의 의미를 추적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바로 QR코드를 이용해 원어민 음성으로 발음과 예문까지 들어볼 수 있다. 또 그림을 통해 단어를 이미지화하여 문장 설명만으로 언뜻 이해되지 않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특정 단어의 경우 뜻과 형태가 같거나, 뜻은 같지만 다른 형태를 지닌 단어들의 사례들을 함께 학습하여 풍부한 어휘 활용의 길을 열어준다.

 

 

 

 

 

 

이런 종류의 책은 역시 자기에게 맞는 책을 잘 골라서 꾸준하게 보는 것이 진정한 왕도다.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인터넷이라는 학습 도구가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는 점에서 학습자의 동기 부여와 학습 지속 의지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혼자서만 공부하지 말고, 그룹을 이뤄 서로를 격려하면서 하면 좋겠는데, 시대가 이래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온라인을 통해서 그룹 학습을 시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장점을 꼽자면 가격이 괜찮다는 것이다. 책의 만듦새나 재질 등을 봤을 때 품질 대비 12,000원이라는 가격?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한다면 할인된 가격에 여러 혜택까지 포함하여 정말 저렴한 값으로 양질의 영어 학습 도구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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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지 2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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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최근 중국드라마 삼국지를 보게 되면서 중국 역사를 소재로 하는 중국 드라마 몇 편을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중인데, 그중 손자병법이라는 작품이 있다. 바로 춘추전국시대에서 손자병법이라는 병법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손무가 활약했던 시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때 등장하는 나라가 제나라, 초나라, 진나라 그리고 떠오르는 신생국이었던 오나라 등이다. 손무는 오나라에서 자신의 군사 이론을 실현할 나라로 오나라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런 배경 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춘추전국지2를 읽으니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먼저 춘추전국지 1권에서는 관포지교라는 사자성어로 유명한 제나라의 관중과 포숙, 그리고 그들의 군주였던 제환공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제나라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이번 2권에서는 제나라의 기세가 다소 꺾여 있는 형세를 보여주며, 천하는 대략 중원의 제나라, 남쪽의 초나라, 서쪽의 진()나라(나중에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게 되는 바로 그 진나라)로 삼국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에서는 춘추오패로 알려진, 진문공의 진()나라를 중심으로 초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중후반으로 들어가면 진()나라가 초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키워주는 나라로 오나라가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왕 합려, 오자서, 손무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책에서는 오자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2권 후반부에 들어 드디어 춘추전국시대의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제자백가의 주요 인물인 공자, 노자 등이 등장하게 된다. 중국의 정치와 문화 유산의 원류라고도 할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는 먼저 수많은 나라들이 약육강식의 일대 혼전을 벌이는 전쟁 중심의 형세를 보여주다가 점차 정치·사상적으로도 뛰어난 인물들이 등장하며 제도와 법규를 갖추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시대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들을 읽을 때, 그 내용이 완전히 합치하지는 않지만 자국의 역사를 소재로 하는 중국 드라마를 찾아 보면서 같이 읽어보면 더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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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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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는 역사상 최악의 인간 몰살이 일어나고, 생태계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개시된 시대이므로 그것의 잔혹성, 멸절성, 반생명성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학살세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p.28

 

산업혁명 이후로 인류는 엄청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어내었다. 그러나 이것은 윤리적인 차원에서의 발전과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그대로 끝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계속 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인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나 국가를 상대로 착취를 하고 있고, 생물종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육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기술에 대한 맹신은 포장지만 바꾼 채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계속 환경을 파괴하고 점점 가시화되는 기후위기를 일시적인 현상인 것처럼 그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 서구가 비서구권의 자연환경을 대규모로 파괴하고 약탈함으로써 인간계와 자연계를 통합접 관점에서 이해해온 비서구권의 생태적 지속가능성이 회볼 불능 상태에 빠졌다 …… 천연자원은 원래 그것이 지니던 복합적 재생능력과 생태적 상호 의존성의 특징을 철저히 부정당하고, 오로지 서구 산업화에 필요한 경제적 범주로서의 가치만 인정받았다. p.96

 

지구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는 것임을 깨닫지 못한 시대에 벌어진 대규모의 자연 파괴와 물질만능주의는 쉽사리 치료될 수 없는 불치병처럼 보인다. 그것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또 팬데믹이라는 시대의 재앙 앞에서조차 기존에 해오던 것을 되도록이면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 주류 정치권력의 안일함 때문에 인류는 점점 위기로 치닫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생태적 가치, 생명중심의 환경윤리가 기준이 되는 사고방식의 일대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유 있는 계층이라 해도 기후위기의 부정적 효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기후위기는 보편적인 문제다. p.175

 

최근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점점 강력해지는 태풍, 길어지는 열대야 등, 지금 세대에서부터 엄청난 기상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날씨의 급격한 변화, 이상기후는 우리의 삶에 당장 큰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이고 사회적 갈등의 측면이나 심리적으로도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지금 형편이 좋은 사람들이야 당분간은 피할 여력이 되겠지만 그 임계점을 돌파할 경우에는 대규모 혼란을 피할 수 없다.

 

- 지금까지 기후에 관한 정책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충분히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당사자들-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피해는 물론이고,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결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회적 응집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정치적, 사회적 후유증이 여기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난다. 아무리 상황이 나빠도 저탄소·탈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늦출 수는 없다. p.252

 

뒤늦게 대응하는 만큼 부담은 점점 커질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외양간 지을 터마저 다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당장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위한 정책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차일피일 미룬다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암세포처럼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치관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직업군을 육성하여 사람들의 삶에 건강과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이 보장되도록 실질적인 논의와 정책 실현이 이루어져야 한다.

 

 

 

 

 

 

- 실존적 리스크가 이번 세기 내로 인류가 더 없어질 수 있는 위험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정상적인 삶의 양식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 ‘발전의 잠재성이 사라진 상황, 심각한 문제들이 일시에 터져 나와 사회질서가 흔들리는 상황도 실존적 리스크라 할 수 있다. p.302

 

기후변화라는 점진적 위기가 실존적인 문제로 체감되는 가운데 터진 팬데믹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흔들어놓았다. 다소 여유가 있는 계층은 재택근무나 자기계발로 그 시간을 메꿀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만, 삶의 존재 이유나 근거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계층이 더욱 늘어나고 있음도 엄연한 현실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사회상이 전염병과 함께 번지고 있다.

 

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요구는 단순히 파괴되는 지구의 환경을 되돌려야 한다는 양심적인 문제를 넘어 그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인간과 모든 생물군의 생존을 위한 외침이다. 기후위기가 광범위한 생태살인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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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경제로의 전환 -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 코로나 비극에서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과 전망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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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실수를 여러 번 반복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천성적인 게으름이거나 능력 부족이거나, 악한 의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지금 팬데믹으로 우리가 겪고 있고 목격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은 우리가 이미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그럴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보이지 못한 탓이 크다.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내용이 이런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기원전부터 전염병 문제는 한 문명이나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거나 파괴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정치 권력, 국가 간 권력의 재편성이 이루어지거나 혁명의 불씨, 국가 권력 독재화의 명분 등 인류 역사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는 것이 광범위한 전염병 위기요, 팬데믹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팬데믹의 역사야말로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미 우리 세대에 점점 간격이 짧아지는 세계적 전염병의 도래를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맞았으니 말이다. 모든 나라가 효과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안일한 생각으로 대재앙을 겪고 있다. 팬데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을 저자는 너무나 안타까운 어조로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책의 저자가 평가하는 것처럼, 상당히 모범적인 대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상황이 악화되어가는 것은 어쩌면 우리 정부가 너무 대응을 잘한 이유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완전한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분별 없는 행동이라는 변수를 완벽하게 막기가 어렵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는 산발적으로 터지는 집단 감염을 보았고, 지금은 그것이 원인이 되어 전국적인 대재앙으로 번지는 형세다.

 

이 책은 이렇게 주요 주제라 할 수 있는 생명경제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에 앞서 우리가 왜 생명경제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지난 약 1년 간 있었던 일을 돌아봄으로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호소하기 위한 내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명경제란 그리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는 경제, 지구의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대비, 빈부격차의 축소, 필수 산업의 집중화 견제, 다음 세대에게 혜택을 보장하는 정책 도입 등을 말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건강이나 식품, 주거지 문제, 문화산업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 앞서 말한 생명경제의 개념을 적극 도입-결합시켜, 지금까지 지구와 인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온 산업들을 대체하는 경제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치와 경제 시스템이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얼마나 취약하고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게, 즉 부정적으로 진화해왔는지를 우리는 통감하고 있다. 이번 팬데믹이 끝나도 위기는 반복해서 찾아올 것이다. 저자의 가장 큰 우려는 우리 인류가 성취해온 가장 귀한 가치이자 시스템인 민주주의의 근본적 붕괴와 아울러, 이를 대체할 수 있고, 심지어 일부의 지지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의 보편화이다(저자는 중국과 이번 사태에 대한 중국식 대처법을 모방하다가 재앙을 맞은 서구권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가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지만, 저자는 그런 미래가 인류의 더 큰 재앙을 초래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에 전투적 민주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특정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 지켜야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계와 산업계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학습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가상의 숫자 놀음이 아닌, 눈앞에 숨쉬고 있는 인간, 생명을 중심에 두는 평화로운 혁명을, 저자는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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