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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음악은 아주 잘 봐주면 공기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음악이 없는 곳은 없다. 우리가 보는 영화, 드라마는 물론이고 라디오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로, 하다 못해 한낮의 자동차 소음과 요즘 같은 계절의 밤 시간대에 들을 수 있는 풀벌레 소리들까지 그렇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모든 것이 음악이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 결코 공기와 같은 위치가 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없어도 살 수는 있다는 사실. 그렇게 따지면 음악의 위대성을 말하거나 음악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다소 오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아름답고 듣자마자 저절로 탄생을 자아내는 음악이라 하더라도 우리 삶의 배경 이상이 될 수 없었으니까. 그 어떤 음악도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생각하니까. 더 나은 방향으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음악에 어떤 힘이 있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단지 다른 인생의 부수적인 것들보다는 조금 더 영향력이 있는 즐길거리, 삶이 바싹 말라버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친구 같은 것으로 족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책의 저자와 나의 접점은 영화 '어바웃 어 보이'와 역시 영화 '언 에듀케이션'이 다라서 많이 아쉬웠다. 책에 소개된 많은 명곡들과 뮤지션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 편이라 책을 한껏 음미하지 못한 것도 역시. 내가 모르는 또 다른 환상적인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 듯, 동경을 가지게 한다. 음반의 트랙 목록 같은 이 책의 목차를 보면서 각 챕터의 해당 음악을 들어가며 읽어봐야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있어야 비로소 짝이 맞는 스타일리한 신발처럼 더 멋진 독서가 가능할 것이다. 책 내용 자체는 그냥 읽어도 글 솜씨가 좋은 작가 덕분에 즐기면서 읽을 수 있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면 책값이 아까울 수도 있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최대 수확이라면 닉 혼비라는 매력적인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날 잡아 그의 작품들을 쭉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음악이 좋은 이유는 독서와는 다르게 귀만 열어놓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어디에나 흘러 넘치는, 그래서 오히려 흘려버리기 십상인 이 음악의 세례로부터 이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힘을 가지고 싶은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