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전쟁 - 세계 경제를 장악한 월스트리트 신화의 진실과 음모
펠릭스 로하틴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에겐 그 사람 나름의 운명이 있는 모양이다. 학교 성적이 크게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삶의 목표가 구체적이고 명확하지도 않았던 한 젊은이의 운명을 우연의 기회가 만들어준 것을 보면 말이다. 새아버지의 인맥으로 그때까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알지 못했던 투자회사에서 일하게 된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펠릭스 로하틴이 곧바로 그 일에 빠져들어 훗날 전세계 금융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할을 계속적으로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월가의 전쟁'은 한 독일 병사의 담배 한 개비가 살린 폴란드계 유대인 소년이 어떻게 미국 경제계의 거물로 성장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전하고 있다. 


   부실기업들의 몰락으로 인한 증권 시장 전체의 위기를 해결한 것과 재정이 파탄 지경에 이른 뉴욕시를 기사회생시킨 그의 업적은 이제껏 몰랐던 미국 역사의, 어쩌면 세계 금융사의 중요했던 변곡점을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책의 내용대로라면 펠릭스 로하틴이 활약했던 시절은 지금보다는 금융시스템에 덜 의존했던 때였던 것 같다. 물론 그때도 탐욕과 불공정한 요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적인 삶의 가치보다 모니터 상에 띄어진 숫자들의 오르내림에 더 집착하게 되어가는 현상을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펠릭스 로하틴은 기업합병을 위해 일하거나 한 도시의 재정 상태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뛸 때 항상 염두에 둔 것이 시민이나 일반 주주들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한 점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금융 위기는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다같이 윤택하게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했을 때 더 큰 이윤이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거대 기업과 권력들이 자꾸 미루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계속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빚을 내서 경제생활을 하게 하고 그 빚을 메우기 위해 다른 빚을 권하고 그것은 또 다른 빚을 불러오고... 지금 미국 쪽에서 지금의 불안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식도 따지고 보면 없는 돈을 만들어서 자기 나라와 전 세계에 돌리겠다는 것인데 이런 거품은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임에 틀림없다. 저자의 주장처럼 자본주의는 결코 나쁜 게 아니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을 얼마만큼 공정하게 운영하고 올바르고 강력하게 규제하고 결과적으로 윤리적인 경제생태계로 조성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금융전문가로서 다양한 성취를 이룬 이후 오히려 한 세대가 이룬 업적이 다음 세대의 부주의로 인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덧없음을 토로했을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여전히 경험하고 배울 것이 많다고 믿으며 현직으로 복귀한 그의 삶의 자세에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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