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 미디어로 세상과 관계를 맺는 법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미디어와 통신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삶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처음 삐삐가 나왔을 때, 휴대폰이 나왔을 때만 해도 나는 그냥 좀 편리한 기계가 나왔구나 생각했었고 국민 대다수가 휴대폰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도 별다른 큰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문학작품에서 휴대폰이 등장한다는 것 자체도 상상하지 못한 상태로 한동안 지냈었다. 하지만 휴대폰은 어느새 인간의 장기처럼 필수적인 삶의 요소가 되었고 문학 작품 같은 데서도 자연스럽게 공기처럼 그렇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가며 새로운 문화의 풍경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점점 사람들의 대화와 행동들이 이전과는 또 확실히 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라디오 시대를 지나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정보 교류와 소통의 방식이 큰 변화를 겪었는데 컴퓨터의 등장은 그보다 더한 삶의 방식의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PC통신으로 시작해 인터넷으로 확산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변화는 좀더 자유롭고 확장된 교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익명성으로 인한 인간의 악한 면, 감춰두어야 할 면까지 대대적으로 인간 소통의 무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이미 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바보상자라 불리는 텔레비전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시청하는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우 유익한 소통 도구가 될 수 있듯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세상에서도 각각의 의지와 생각에 따라 인생을 이롭게 할 사람은 이롭게 하고 악용할 사람은 악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완전한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긴 했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은 여전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닌 인간임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 되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감성의 조화와 균형, 옛 것과 새 것을 구분하고 분리할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과감히 제해버릴 수 있는 지혜를 지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퓨전이 유행이고 대세인 시대인데 미디어와 통신 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째서 이토록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의아한 일이다. 인간, 인간성, 인간의 존엄성이 중심이 되지 않았을 때 일어났던 재앙들은 역사를 통해서 충분히 증명되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발전한 기술의 힘을 현명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밖에도 다양한 문화 현상, 드라마나 영화, 추억 등의 테마들을 다루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짧은 글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읽는 부담이 덜하면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의미 있는 사색의 시간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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