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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제21호 - Summer, 2011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거대한 하나의 아시아적 가치, 아시아라는 큰 틀에서 미래를 생각하게 비전을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그 자체로 많은 인구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고 독특한 문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은 차세대 패권 국가로 거론되면서 힘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아시아라는 테마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동남아 국가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한국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우리보다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아시아라는 한 틀에서 힘을 모으기에는 힘들 것이다. 한 마디로 아시아 국가들 간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좀 엉뚱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한국 사람들은 뛰어난 자질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통일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간에 아시아 대륙과 한반도가 땅으로도 이동이 원활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민족의 응축된 에너지가 하늘과 바다가 아닌 대륙의 기운을 동반하면서 자유로운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하나의 아시아, 아시아적 가치의 새로운 가능성이 놀랍게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다양한 문화적 교류와 공감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계인과 함께 읽은 아시아 문예 계간지로 발간 중인 ‘ASIS'와의 만남은 그래서 뜻 깊다. 2011년 여름호를 통해 이 잡지를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얼마 전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중동국가들의 민주화 바람과 더불어 우리에게 생소한 아랍 문화권에 대한 호기심에서 읽어보고 싶었다. 이번 호는 바로 그 재스민 혁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특집으로 다루어져 있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랍 작가들의 문학작품과 아랍 문학권에서 거장으로 통하는 나기브 마푸즈라는 인물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아시아 문화의 세계화 - 아시아, 또는 아시아 문화란?이란 주제로 쓴 신기욱 박사님의 글은 아시아 문화의 특성과 서구세계에서 나온 오리엔탈리즘의 영향, 아시아적 가치를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잘 설명해주어서 매우 유익했다.
사실 생소한 작가들의 이름과 이력, 작품 내용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해 읽는 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ASIS'를 읽음으로써 조금이라도 한국인이라는 굴레를 넘어 아시아인으로서의 우리의 위치와 미래를 향한 비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서구문학과 일본문학 위주로 접해온 나의 문학 독서의 폭을 점점 전 세계적으로 확장시키고픈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 당장은 아랍 문화와 문학에 대해 깊이 있는 접근은 힘들겠지만 조금씩 나의 문학과 문화의 인식의 지도를 넓혀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