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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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진영의 비난과 미국의 경제제재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체제를 고수하는 쿠바. 그들에게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바로 의료와 교육 등의 사회복지 시스템이다. 이 책은 쿠바의 의료체계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적, 사회적, 사상적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관계자들의 인터뷰 내용과 각종 자료를 통해 쿠바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그들이 의료를 비롯한 모든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금전적 가치보다 사회적 자본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즉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 의료를 비즈니스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은 그들의 사회적, 인간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수단일 뿐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경제가 극도로 어려워진 시절에도 군비를 줄여 그 재원을 사회복지에 투입하여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않은 것이나 자원상황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머지않아 종말을 고하게 될 석유시대를 대비해 벌써부터 자발적으로 에너지절약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습을 비롯하여 경쟁보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본주의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그들의 자부심은 끊임없는 소비와 탐욕으로 더 이상 지구가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온 지금의 상황에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그들에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혁명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본주의의 달콤함을 맛본 젊은 세대가 쿠바 사회주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쿠바의 지도자들은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교육 강화를 실천하고 있다. 예술과 문화, 과학이 발달된 지식사회를 구축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횡포에 맞서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이 기본적인 교양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나 사상, 종교적 대립이 더 이상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효과적인 게임의 룰이 될 수 없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명백해지고 있다. 가진 사람, 부족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가 제 목소리를 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판의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에 나온 쿠바의 사례는 인류의 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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