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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평점 :
한국 사회가 아무리 살기 어렵다 어렵다 해도 해외 뉴스나 외국에 나갔다 오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살기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좀 더 풍요로우면서도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회문제가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을 굳이 호전시키지 않아도 좋을 부류들이 있다. 바로 가진 자들, 지배층 혹은 승자들이다. 그들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역으로 혜택을 받는 위치에 있으며 민심이 흉흉해도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갖고 있다.
‘승자의 음모’는 대다수의 서민들이 어떤 식으로 거대 자본 혹은 권력에 속고 있는지, 놀아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수출 주도의 산업구조로는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음을, 지금 우리가 내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를 역사적인 배경설명과 함께 전하고 있는 부분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옛 영광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때처럼 행세하는 여배우로 비유하면서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과 행정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현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 지배 구조의 본질적인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의 의식 향상과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언급하면서 과거와 같은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에서는 더 이상의 생산력 향상도 기대할 수 없음을, 그래서도 안 되는 이유를 꼼꼼하게 밝히면서 자본가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해당 재원을 복지나 교육 부분에 투자할 경우 얼마나 더 이득인지를 밝히고 있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세금을 제대로 매겨 투기성만 줄여도 많은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문제의 경우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했던 정책들이 정말 정답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정부처럼 국민들에게 큰 불안과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항상 매 선거 때마다 승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헛된 욕망을 품고 실수를 거듭하지만 다가올 선택의 시간에는 결코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덜 사기 당하고 덜 골치 아픈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발전에 관한 유용한 정보와 의견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