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웹 혁명 - 창조와 혁신의 생태계와 소셜 웹 유틸리티를 준비하라!
김재연 지음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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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사회체제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압축된 발전(어떤 의미에서는 퇴보일 수도 있지만)의 과정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나라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모든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성급함이 지금까지는 바람직한 방법이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그런 것만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눈앞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 경제, 특히 산업의 영역에서 앞서나가고 싶다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이 책 ‘소셜 웹 혁명’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소셜 네트워킹은 서비스가 아닌 문화이고, 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21세기 소셜 웹 혁명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사람’에 답이 있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IT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IT를 이제는 단순한 산업의 한 부분이 아닌 유틸리티, 즉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사회적 기반으로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전기나 교통, 통신처럼 사용하고 싶지 않아도 사용해야만 하는 가치와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나가고 있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의 원대한 비전을 보면서 이들의 생각의 폭과 깊이, 다시 말해 기존의 인식을 재정의할 수 있는 생각의 힘에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우리나라가 주변적인 요소에 집착하고 있는 동안에 이들은 사회 인프라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스템으로 재편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우기 위해 서바이벌 선발 대회 같은 해괴한 행사를 벌이고 있는 정부의 실태나, 조금만 지켜봐주고 끌어주면 큰 성공을 이룰 싹들의 소중한 성장과정이라 할 수 있는 실패의 과정들을 용납하지 않고 조기에 도태시켜 버리는, 창조성을 죽이는 정책과 제도, 한국의 교육문화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저자가 말했듯이 더 쉽게, 빨리, 많이 망해볼 수 있는, 망해봐도 괜찮은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스타벅스의 예를 들면서 이미 새로운 유틸리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자뿐만 아니라 역으로 그것을 잘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와 가치 창출의 길도 모색해볼 수 있음을 얘기하는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이나 네이버, 싸이월드가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개성과 가치를 세계인이 받아들이고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막론하고 어떤 형태가 되었든) 문화 자체를 남들(예를 들면 IT 신 삼국지의 주역들)이 만든 혁명적 산물과 연계하여 개발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보물을 캐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물질이 아닌 인간을 가치의 중심에 놓고 봤을 때 실현 가능한 것이다. 이용자가 이제는 단순히 소비하는 객체가 아닌 참여하고 창조하는 주체로서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우리는 더욱 열린 사고와 아이디어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을 더 미룰 수 없도록 사회와 IT 네트워크가 별개가 아닌 거의 일치된 하나의 ‘소셜 웹 시대’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실제와 가상공간의 일치화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핸드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없어도, 삼성이나 애플,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없어도 잘만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세가 그렇다면, 즉 산업의 논리가 우리의 일상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것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력이 개개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기 위한, 혁명 속 혁명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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