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논평전 - Lennon Legend
신현준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Imagine’ 이라는 곡이 너무 좋아서 편집음반으로 발매된 앨범 ‘Lennon Legend’의 카세트테이프를 샀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중음악의 일대 혁신을 일으킨 비틀즈의 한 멤버로서, 이후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한 사람의 진실한 인간으로서 존 레논은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일상처럼 내게, 아니 모두에게 친밀한 것이었으나 자세한 내막까지 꿰고 있을 만큼 마니아는 아니었기에, 이 존 레논의 평전을 읽으면서 알게 된 새롭고 다양한 사실들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한편 충격적이기도 했다. 그저 좋아서 듣고 또 들었던 음악들을 만들었던 인물의 이면에 이토록 복잡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았다는 것은 상상 이상이었다. 

   사실 존 레논의 음악 외적인 사건에 대해 대중들에게 가장 크게 인식되어 있는 것은 그가 한 청년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때까지 쌓여온 존 레논의 이미지는 영광, 혼란, 방황, 오노 요코와의 사랑, 반전, 평화 등이었을 텐데 총격 사건 이후로 그런 개인의 일들이 신화화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존 레논이다. 이 책은 평전이라는 양식에 맞게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삶의 과정을 거쳐왔는지 어린시절부터 비틀즈의 탄생, 독자적인 행보, 그의 사상에 이르기까지 간결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서술되어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개인의 삶과 정치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분리하지 않고 연결시키려한 그의 사회적 사상과 활동의 내용이었다. 비틀즈 시절의 큰 성공에 힘입어 평생을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겠지만 살인적인 공연 일정과 어린 시절로부터 비롯된 인생의 그늘은 그의 영혼과 정신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약물이나 섹스, 명상, 정신과적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의 본질적인 공허함을 극복하려 했으나 모두 실패하였고 결국 단 하나의 사랑, 오노 요코와의 만남과 결합 과정에서 얻은 진정한 행복에 대한 존 레논 나름의 결론을 내림으로써 시대의 진정한 자유와 평화의 가능성을 위해 달려가려 했다. 


   어린 시절 부모의 결별과 어머니의 죽음, 태어나고 자란 리버풀이라는 공업지역에 드리운 쇠퇴의 기운,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점, 기성세대와 체제에 대한 본능적인 반항적 기질 등 개인적으로나 시대적으로 불안정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존 레논에게 음악은 거의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는 음악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과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여정에서도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음악과 그의 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삶을 좌우했던 많은 요소들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역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평생의 동반자로 비틀즈의 성공을 일궈내며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던 동료와의 만남과 결별, 비틀즈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매니저와의 만남은 축복이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 매니저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해 사망한 일, 오노 요코와의 만남과 이별과 재결합 등 존 레논 혼자만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한 예술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펴본 후 그의 음악들을 다시 듣고 있자니 한 차원 가까워진 듯 그 느낌이 묘하면서도 색다르다. 삶이란 게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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