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읽는 생명의 역사 - 137억 년간의 생성과 소멸 그 순환의 기록
하랄트 레슈.하랄트 차운 지음, 김하락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역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데에는 상상력의 탄생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고고학이나 인류학적으로 인류의 발달 단계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만큼 확실한 연결고리가 모두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어느 정도 확실히 밝혀져 있는 역사의 영역에서 인류의 발전사를 되돌아 봤을 때 인류에게 가장 극적인 순간은 외부세계와의 대결 혹은 적응 과정에서 상상력이 탄생한 것이다. 자신의 존재 의의와 의미, 배경, 초월적 절대적 존재에 대한 발상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우주와 생명, 인간의 의식의 기나긴 여정에 대해 ‘하루만에’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가능하게 된 것이 아닐까. 
 
   인간의 직관 능력을 초기 우주의 빅뱅과 연관시켜 설명하는 인상적인 시작으로 이 책은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공간과 물질의 개념, 은하, 행성, 지구의 탄생과 최초의 원시생물의 등장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오랜 세월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던 파충류의 시대를 지나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생존능력을 발휘했던 포유류의 등장까지 저자는 각 장에서 우주의 기원과 해당 시대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러나 사람들이 더욱 관심과 흥미를 갖고 읽어볼 수 있는 부분은 인류의 탄생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다. 정말 우리가 원숭이의 후손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있던 사람이라는 개체가 점점 종 안에서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온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 쪽에서 보면 가히 제2의 빅뱅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문화적 의식의 탄생 혹은 자각은 인류사 최대의 미스터리라 할 수 있다. 확실히 알 수 있는 지적 혁명의 기원은 그리스의 역사와 유적을 통해 알 수 있지만 그 이전의 시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항상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상상과 전망,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발전해왔다. 비록 근본적인 물음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빚어낸 무수히 많은 문명의 성과들은 아주 놀라운 것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최대의 과거인 빅뱅보다 더 이전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고, 미래에 대해서는 다른 은하계나 외계생명체를 넘어 우주 너머의 우주, 신들의 세계 같은 불가해한 영역까지 상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우주와 생명, 의식과 같이 역사라는 대서사시의 핵심 요소들에 대해 짧은 분량이지만 효과적으로 안내하고 있는 ‘하루만에 읽는 생명의 역사’는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