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동시 유괴’라는 요소다. 비슷한 시기에 2건의 유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현실에서는 유괴 사건의 특성상 1건의 사건이 터지면 그에 대응하는 경찰의 움직임이 전개되기 마련이다. 작가는 여기서 거의 동시에 2건의 유괴 사건이 터진다는 설정으로 독자의 흥미를 일으킨다.
동시에 2건의 유괴 사건이 터진다는 것은, 아무리 해당 범죄에 경험이 쌓인 경찰이라 하더라도 수사력 분산이라는 변수에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범죄 해결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독자는 관심을 가지고 읽어가게 될 것이다.
이 정도까지 읽으면 범죄 용의자들이, 자작극이든 혹 경찰 조직의 특성과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든, 꽤나 철저하게 유괴 계획을 세운 것 같지만, 작가는 여기서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너무나 허무하게 사건은 미해결 상태로 종결되고, 세월은 30년을 훌쩍 넘어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