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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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문에서 ‘과학문해력’을 언급한다. 저자에 따르면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과학문해력의 결은 조금 다르다. 태도와 사고방식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과학은 특정 문제들에 대한 답이 아니라 그 답에 이르는 접근 방법, 문제의식이라는 점에서 과학문해력이라는 용어는 과학의 본질과 서로 통한다.

과학문해력, 또는 과학적 태도의 핵심에는 객관성이 있다. 객관성은 느낌이나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한다. 그것은 크기나 숫자와 같이 측정을 토대로 성립한다. 물론 세상 모든 문제를 숫자, 수치로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수의 문제들이 이러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수많은 사안들을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처리하려고 하고, 심지어 과학적인 것과 비과학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조건 과학적이라는 표현에 기대어 자기의 주장을 고집하고 타협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 동일한 데이터도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전락한다. 이렇게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객관성이란 무엇이며, 과학적 태도란 무엇인지 계속 묻게 된다.

과학의 매력은 절대불편의 진리라고 여겨지던 것도 얼마든지 무너지고 새로운 진리가 세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최전선에서 만날 수 있다는 특권에 있다. 이런 대변혁의 시기를 우리는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전의 데이터들을 통해 이것이 사실이다, 진리다, 원칙이다 라고 믿어왔지만 이것을 뒤집는 반례가 하나만 나와도 그동안 쌓아왔던 견고한 성 같은 것이 흔들리는 것은, 꼭 불안만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운명과도 같은 사건이다.

이정모 박사님의 다양한 글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과학과 정치의 관계를 언급한 부분이다. 국가의 정책, 정치인들의 과학에 관한 인식의 수준에 따라 그 나라의 과학 수준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산업의 눈부신 발전은 특정 지도자의 결단에 따라 전국에 초고속 통신망이 단기간에 구축되어 가능한 일이었다. 과감한 과학 분야로의 투자가 선진 대한민국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과학 현실은 암울하다. 터무니없는 이유로 과학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이공계 전공자들에 대한 대우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진다. 해외로 관련 인재들이 빠져나가도 할 말이 없게 만든다.

과학문해력은 단순히 과학 지식을 많이 알고 그것을 뽐내는 것이 아니다. 과학적 태도로 세상을 대하면 많은 문제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진정한 과학은 과학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아우른다. 사회 전반의 발전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학문해력이 사회 전반적으로 향상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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