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작품 내에서 새롭게 눈에 들어왔던 요소를 풀어보려 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이 바로 주인공 뫼르소가 사람을 죽인 이유로 강렬한 태양빛을 들었다는 것인데, 실상 다시 한번 읽어보니 그 문장이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태양’, ‘더위’, ‘침묵’, ‘바다’ 등의 이미지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지만, 그 문장 자체가 이 작품의 성격을 규정할 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뮈의 문체가 간결하고 단선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 맥락에서 파악되지 않으면 역시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하나의 문장이 이렇게 한 작품의 이미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방인』이 제대로 읽히고 있지 않거나, 읽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독서가 아니라 타인의 독서와 감상에 기댄 비주관적 독서 행태의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 역시 그 행태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언제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다음의 『이방인』 읽기에서 그것을 얼마나 극복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