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코의 작품은 모든 추상예술이 그렇듯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도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고 했으며, 낯익은 대상들의 사용을 주저한다고 했다. 나아가 로스코는 뿌리를 부정하지는 않았으나, 같은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차별화된 이미지의 구현을 추구했던 것 같다.
그는 회화 미술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회화를 드라마로, 그 안에 재현된 형상을 배우로 간주한다”라는 표현을 썼다. 회화라는 예술 행위 자체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표현된 이미지들을 그 바탕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인식한다는 의미 같은데, 이는 로스코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는, 말하자면 문학에서 배웠던 공감각적 인식으로 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