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학과 기술의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과학의 역사가 불과 500년 정도라면, 기술의 역사는 인류에게 역사라는 개념이 시작된 시점부터 함께였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또 연금술이 과학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시키기 위해 연금술을 ‘과학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비유한 부분과, 특히 연금술이 르네상스를 일으킨 원동력의 의미도 가진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 알게 되었던 놀라운 사실은 면죄부가 한 번 사고 끝이 아니라 유통기한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즉 재판매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는 점인데, 탐욕으로 타락했던 로마 카톨릭의 당시 실정을 생각해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접해보니 정말 종교의 타락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과학사의 맥락에서 과학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문화, 경제 전반의 흔적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많이 두껍지는 않지만 꽤 깊이 있는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지적 수준과 스토리 재구성 역량이 정말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