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나 인간이 다시 번성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아이디어는 이미 많은 작품들에서 사용된 소재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을 들 수 있겠다. 철저한 계산으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할 때까지 세대를 유지할 수 있는 인원을 최신의 기술이 집약된 우주선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이 실현된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발된 탑승자들, 한동안 순조로운 우주 항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 때문에 결국 파피용 공동체는 파국으로 치닫고 마는 극히 공상과학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엮어내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역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원인은 조금 다르다. 정기적으로 지구를 찾아오는 혜성 하나가 태양풍으로 인해 궤도가 바뀌어 지구로 돌진하게 되는 설정이다. 절멸의 위기에서 종 보존을 위해 인종이나 건강 상태, 전문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인류를 선발하여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주인공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