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 인문학 전문가 김종원의 지적 안목을 넓혀주는 열두 달 교양 수업
김종원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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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문에서 두 가지 지식 습득 방법을 소개한다. 하나는 타인의 지식을 그대로 흡수하는 것, 다른 하나는 기존의 지식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분류하고 해석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인 재분류와 해석은 필자가 받아들이기에는 ‘재해석’이라는 개념의 구체적 과정을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지식 습득, 혹은 공부라는 것은 ‘암기’와 ‘반복’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지식을 어떤 문제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힘을 지혜라고 부를 수 있다. 즉 이론과 경험, 경험을 통한 지식의 축적, 그리고 그것을 다시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 자체가 공부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가 단순한 암기와 반복을 넘어 얻은 정보를 재분류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진정한 의미의 공부로 정의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지식이 바로 ‘자기 지식’(자신만의 시각과 방식)이 된다는 구체적 통찰은 독자에게 더 깊이 와닿는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구축된 저자만의 지식 재구축이 유형으로 완성된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무엇보다 지식에 대한 저자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인문 콘텐츠 디렉터라는 저자의 직업적 정체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12개의 키워드(즉 문학, 미술, 건축, 음악, 문화, 종교, 음식, 역사, 철학, 과학, 경제, 공부)로 풀어내고 있는데, 각 주제에 속한 총 365개의 항목들은 하나하나 내용이 충실하다. 또 비슷한 기획의 다른 책들보다 글자 크기가 작다고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한정된 지면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내용을 담아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각 주제에 속한 각각의 항목들은 그 자체로도 매우 방대한 내용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묵직한 것들이 많은데,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저자의 글 솜씨가 정말 탁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연대순으로 보면 고조선의 역사에서 최근 이어령 선생님의 타계 소식과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까지, 현시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한국사의 특별한 순간들을 모두 망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책 뒤쪽에 찾아보기를 통해 이 책이 다룬 전 주제의 각 항목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사전식으로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독자에게 무척 유용하다.

이 책이 다루는 지식의 폭과 깊이, 그리고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되게 하기 위해 손을 본 부분까지 들어간 저자의 노력과 고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서문에서 저자가 집필 과정에서 겪었던 심정을 담은 문장은 그 어려움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정도라고 느껴졌다. 반대로 독자의 입장인 우리는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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