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해설 - 새로운 시각으로 본질을 파헤친 비판적 해설서
송 다니엘 지음 / 토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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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아우르는 어떤 유행의 배경에는 반드시 어떤 사상적 기반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다양한 경로로 나타난다. 정치권에서나 문화예술 영역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대를 사로잡는 하나의 거대한 정신과 그것을 내포하고 있는 전 지구적 운동이라 할 만한 것으로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대중에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은밀하며, 대중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외치던 가치 혁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68혁명, 그리고 그 혁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호크하이머와 아도르노로 대표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이라고 한다. 이 사상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진보 사상이 형성되고 영향력이 확장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 비판이론은 전통적 기독교를 말살시키려는 반기독교적 사상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계몽의 변증법』이 지적하는 자본주의 현대사회의 폐해인 인간 소외, 인간의 물화, 비인간성, 집단 통제, 파괴적 속성이라는 요인들은 탁월한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목격하는 사회 문제의 대부분이 이 영향과 범주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계몽의 변증법』 그 비참함의 근원을 계몽 그 자체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바라보는 이 훌륭하게 보이는 사상과 이론의 위험하고 치명적인 요소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기본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전통 가치와 진보적 윤리 체제의 대립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서 『계몽의 변증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준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문화마르크스주의(네오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이론이 전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 출발점이 바로 68혁명이다. 저자들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이 책의 사회와 문명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68혁명 이후 거의 당대의 성경처럼 취급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들에게 ‘계몽’이란 본능을 억압하여 오히려 인간으로 하여금 폭력성을 부추겨 종국에는 멸절에 이르게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계몽의 변증법』은 인간의 이성이 도구적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효율적이고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사회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계속되면 결국 필연적으로 비인간성으로 이어지고 폭력으로 가득 찬 세계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이성을 높이 산 계몽의 본질을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하지만 계몽의 핵심인 이성이라는 것은 그렇제 제한된 성격만 가지지는 않는다. 이성도 변증법적으로 바라보면 나쁜 점만큼 좋은 점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몽의 변증법』의 주요 논지인 계몽의 필연적 비극성만 강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계몽이 인류에게 한 약속의 반은 지켜지고 반은 어겨진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긍정적인 영향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관점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만난 것은 상당한 행운이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만나게 될 책이 『계몽의 변증법』이기 때문이다. 책 중반과 종반 두 번에 걸쳐 책의 주요 내용을 친절하게 요약해주고 있으며, 그에 대한 세계적인 관련 분야의 석학들의 평론을 역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며 저자의 개인적인 비평을 첨부하고 있는 구성이다.

이 책의 이러한 구성과 내용은 독자들이 어쨌든 시대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계몽의 변증법』을 효과적으로 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끝없는 분열과 갈등, 소모적인 논쟁과 그 뒤에서 일어나는 온갖 이해타산적 이합집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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