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중에는 별종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많은데, 영국의 이디스 시트웰이라는 시인은 관에 뚜껑이 열린 상태에서 누워 작품을 구상하는 특이한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어떤 형태로든 등이나 배가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를 선호하는 작가들이 있었다고 하니 글쓰기의 정자세 같은 것은 없다고 보는 편이 좋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한창 주목받는 해외작가인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경우는 특정 공간이나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는 하이브리드형 작업 방식이 몸에 밴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고집하는 루틴도 없다고 한다. 여러 아르바이트로 분주하게 보냈던 20대에는 주로 밤에 글을 썼고, 작가로 성공하고부터는 아침에, 자녀가 생기고부터는 딸이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썼다고 한다. 그녀는 때마다 형편에 맞게 글을 쓰는 재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가장 축복받은 작가 유형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향은 “온 세상이 책상”이라는 좌우명을 지닌, 맨부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영국 소설가 힐러리 맨틀에게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유일하게 습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바로 마거릿 애트우드 외에도 많은 작가들이 힘을 빌리곤 하는 커피 정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