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기술의 발달로 각종 측정 가능한 수치들이 많아져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는 다양한 환경 정보들을 접하는 게 어렵지 않은 시대지만,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나빠진 대기와 수질에 그대로 노출되어 살았던 사람들은 그런 정보는커녕 인식도 가지기 힘든 시대를 살았다. 그만큼 건강에 있어 악조건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사실 서울 기준으로 90년대보다 지금이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개선이 되어서 이 정도인 것이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인과관계를 뚜렷하게 인식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발암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살아왔는지 생각하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이 책은 BPA와 포름알데히드, 모래 분진, 연기, 나무 분진, 벤젠, 나프타, 전자파 등 다양한 발암 요인을 분석한다. 전자파와 암의 발생 인과관계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세 번째 파트인 ‘미래 건강을 책임지는 과학자의 꿈’에서는 인류에게 보다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줄 과학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소개한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과거와 비교해 그 어느 때보다도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유전자와 통계 과학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뿐만 아니라 분자 수준까지 세밀화된 치료법의 발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이종장기이식 기술 등 점점 과학적이고 본질적인 의학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