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독교인들에게 예배의 장소, 기도의 장소, 신과 동행하는 장소는 물리적인 공간에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니다. 자기가 있는 바로 그 장소가 모두 교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연합이 바로 교회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천막 밑에서 모여 성경 읽고 찬송하고 설교 들어도 최고의 교회가 될 수 있고, 으리으리한 건물 안에서 폼 잡으며 예배 의식을 치르고 있어도 썩은 내가 진동하는 시궁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바라보고 있는 ‘지하철’이라는 공간은 그 어느 곳보다도 기독교의 진리가 구현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공간일지도 모른다. 예수님이 활동하시고 최선을 다해 성부의 뜻을 구현하려 한 곳이 바로 길거리였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은 곧 일상생활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것을 ‘신학의 일상화’라고 표현한다. 신학을 깊이 공부하지 않는 교인이라 하더라도, 한국어로 번역된 사도신경의 문장 하나, 개념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생각할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해설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기독교 신앙의 차원을 한 단계 높여줄 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지하철이라는 상징적인 일상의 공간이 어떻게 예배와 기도, 찬양과 묵상의 장소로 탈바꿈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