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 숨어 있는 욕망을 찾아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힘
루크 버기스 지음, 최지희 옮김 / 토네이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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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든 이기주의든 그 중심에는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자기만의 고유한 개성 혹은 성격을 강조한다. 아니면 최소한 나는 다른 사람한테 휘둘리지 않는다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시크하고, 쿨하게 보이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아무리 천상천아유아독존류의 자존심 혹은 자신감을 내세워봤자 사람은 사회라는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 다시 말해 어떤 개인이든 다른 사람의 영향 혹은 외부 집단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개성을 강조하거나 타인에게는 무관심하다는 듯 자기 중심주의의 말이나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모순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는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의 격언이 있다. 어떤 것이든 그 이전에 존재했던 것을 기반으로 해서 변형이 되거나 합쳐지거나 감해지는 방식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창의적이거나 독창적이라는 말에 이끌리고, 그런 감각을 발산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새로운 가치나 의미를 만들어낸 것처럼 거들먹거린다. 이들도 앞서 언급한 자기만의 멋에 빠져 드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전부 타인 혹은 사회의 부산물에 빚지고 있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진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욕망’에 관한 문제다. 첫 페이지부터 읽어가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표현이 ‘욕망’, ‘모방 이론’, 그리고 ‘르네 지라르’다. 저자는 모방이론으로 유명한 르네 지라르의 사상과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의 욕망이 실은 하나도 우리 내면에서 비롯된 게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것은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입증되는 통찰이기도 하다. 욕망이 내면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외부의 다른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깨달은 저자는 그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는 데 힘을 쏟는다.

매우 개인적인 차원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인간의 욕망이 전적으로 타인에 대한 모방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은 기분이 나쁘거나 충격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유의지 같은 것은 없고 오로지 수동적인 것만이 본능의 기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모방 본능이 오히려 인간성의 본질을 보여주는 핵심 척도라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자유와 인간성에 관한 관계적 이해”의 관점이야말로 인간의 사회성과 본능적 욕망의 근거를 가장 바르게 정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필요와 욕망을 구분함으로써 인간의 내면 세계가 어떤 단계로 진화했는지 보여준다. 인간은 (생존)본능에 따른 필요의 단계가 충족되면 욕망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때 작동하는 것이 바로 ‘모방’이라는 기제다. 이것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헌상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성경의 첫 번째 유혹 사건인 뱀과 하와의 선악과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욕망하기 위해 우선 욕망을 모방할 모델을 찾는데, 우스꽝스럽게도 그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를 타인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국 서로를 모델로 삼는 모방 욕망은 충돌을 일으키게 되고, 충돌의 결과는 폭력이다. 좀 세련되게 풀린다면 끝없는 경쟁 정도이다. 욕망의 본질이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모방 본능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이것은 우리가 극복하거나, 최소한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며 욕망을 발현하는 인간의 특성을 역이용하여, 자기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려고 하지 말고, 반대로 타인이 바라는 것 혹은 욕망하는 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해보라는 역설적인 제안을 내놓는다. 왜냐하면 결국 내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듯이, 내가 보고 있는 동시에 나를 보고 있는 그 타인도 나의 욕망을 모방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을 위한 노력이 한 바퀴 돌아 결과적으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무엇보다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성, 곧 집단을 이루어 생존력을 높인 인류의 역사가 이제는 개인주의라는 돌연변이를 만나 집단과 개인이라는 이중성의 특성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변화의 핵심을 르네 지라르라는 탁월한 학자의 문화 이론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해석하고, 나아가 문제의 대안까지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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