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에서 열린 기후회담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지금의 기후위기에 모두가 함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집단자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인류가 당면한 상황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일이 있었다. 문제는 심각한 위기라는 인식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누가 얼마만큼이나 부담을 져야 하는지 등 이해관계에서 저마다 다른 계산을 하고 있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껏 해놓은 기후협약 같은 경우도 미국의 경우 트럼프라는 지도자의 분별없는 결단에 의해 탈퇴해버리거나, 여타 나라들도 사실상 지키고 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제3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자면 그냥 갈 때까지 가보자, 혹시 모르잖아,라는 식의 요행을 바라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따라서 휴머니즘이나 생태주의 같은 지극히 이상적인 당위성 같은 것들만으로는 기후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출간되었던 맷 데이먼의 『워터』처럼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면서도 지구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묘수가 거듭 두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출간된 『기후재난과의 전쟁』은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인간의 경제적 욕망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한에서 산업의 지형도를 적절히 변화시킬 수 있는 친환경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