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과의 전쟁 - 미래산업을 바꿀 친환경기술 100
박영숙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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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에서 열린 기후회담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지금의 기후위기에 모두가 함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집단자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인류가 당면한 상황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일이 있었다. 문제는 심각한 위기라는 인식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누가 얼마만큼이나 부담을 져야 하는지 등 이해관계에서 저마다 다른 계산을 하고 있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껏 해놓은 기후협약 같은 경우도 미국의 경우 트럼프라는 지도자의 분별없는 결단에 의해 탈퇴해버리거나, 여타 나라들도 사실상 지키고 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제3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자면 그냥 갈 때까지 가보자, 혹시 모르잖아,라는 식의 요행을 바라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따라서 휴머니즘이나 생태주의 같은 지극히 이상적인 당위성 같은 것들만으로는 기후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출간되었던 맷 데이먼의 『워터』처럼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면서도 지구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묘수가 거듭 두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출간된 『기후재난과의 전쟁』은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인간의 경제적 욕망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한에서 산업의 지형도를 적절히 변화시킬 수 있는 친환경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1부에서는 현재의 기후재난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뒤바꿀지 전망한다.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보다 2도가 초과할 경우 인류는 치명적인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연구 주체에 따라 4도까지 감당이 가능하고 6도가 되면 멸망이라고 보는 주장도 있다. 현실적으로 탈탄소정책을 경제정책과 연결시켜 지구의 위기도 예방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산업을 모색하는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이미 사람들의 삶이 급격한 이상기후로 인해 엄청난 영향과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을 실시간으로 미디어로 전해 듣고 있는 시점이라 더 실감이 나는 내용들이다.

2부에서는 현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신 기술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 기술, 그리고 IT 기술과 접목되어 보다 스마트하게 청정에너지를 관리하고 환경 오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들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태양력이나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주된 에너지원을 바꾸려는 시도가 현실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나 여전히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핵분열이 아닌, 방사능 걱정이 없는 핵융합 기술에 대한 비전이 크게 주목되었다. 하지만 다른 청정에너지들이 그렇듯 기술적 한계를 아직 넘어서지 못한 상황이라 아쉽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생산과 소비 욕망을 강압적으로 꺾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다양한 이해 주체들의 이익 추구 욕망을 포괄하는 친환경 청정 에너지 산업 생태계의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실 답이 없어 보이기만 했던 상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대안 에너지 기술들이 나와 있어서 놀랐다. 이제는 각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에너지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의 힘겨루기나 탐욕적인 로비에 휘둘리는 식으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새로운 게임의 룰을 채워줄 기술들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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