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자는 저 19세기 초반의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던 사람들처럼 비이성적인 과거 회귀론자가 아니다. 그는 인간성을 지키면서 경제적 풍요와 정신적 행복의 양립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헛된 희망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고유의 특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쩌면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보다 더 큰 본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통찰은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역사상 인류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중요한 가치 셋을 제시한다. 그것은 곧 결속, 의미, 아름다움이라는 지향의 토대 위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전통에의 비전이다. 이것이 곧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회성과 종교, 창의성과도 연결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것,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이런 질문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과거의 첫 에덴은 이런 질문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순종하거나 불순종하는 두 가지 선택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야 할, 혹은 돌아가야 할 에덴은 그 성립 조건이 더 까다롭다. 하지만 기꺼이 그 까다로움에 동참해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신간 『에덴 컬처』가 지닌 미덕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