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대체로 우리의 형편이나 특정 상황과 유사성을 가질 때 성립한다. 꽃은 그런 점에서 더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 같다. 꽃의 색깔이나 모양, 향기에 따라 사람들의 정서가 이입될 여지가 크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꽃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표현되지만, 이 책은 그런 의미의 모음집이 아니다. 다시 말해 사전 같은 구성은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해바라기’에 대해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인류가 해바라기를 언제부터 재배했는지 알려준다. 재배된 장소는 어디이며,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서구 세계에 소개된 경위와 원주민들이 실용적인 용도 외에 어떤 의미 부여를 하고 있었는지 알려준다. 엉뚱하게도 해바라기에 성욕을 일으키는 최음제 효능도 있다는 식의 인식도 있었는데, 특별히 입증된 바는 없다는 결론이 약간 싱겁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