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이나 석유가 사용되기 전에 인류가 주로 사용하던 재료 및 에너지 자원은 나무였다. 나무가 많은 곳은 숲, 다시 말해 삼림자원이 가장 핵심 자원이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항해 시대에 이르러 조선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량의 목재가 사용되었고, 이는 곧 삼림자원의 부족 사태를 일으켰다. 철을 생산하는 데도 목재가 필요했기 때문에 삼림자원의 감소세는 더 심했다. 기존에도 석탄은 있었으나 이것으로 철을 제련하면 유황 성분 때문에 철이 물러진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한 다비 가문의 기술 즉 ‘코크스 제철법’ 덕분에 석탄이 중심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더 효과적인 채굴을 위해 증기기관이 발명되었고, 제임스 와트의 개선으로 교통수단에까지 응용된다.
높은 생산성과 쾌적한 삶을 가능하게 한 에너지원으로서, 근대화의 문을 연 것이 바로 석탄이다. 흥미로운 것은 석탄을 주고는 자원쟁탈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보면 20세기 중반까지 석탄과 철강이 가장 중요한 핵심 자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석유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드레이크라는 사람의 아이디어로 도입된 석유 채굴 기술이 단기간에 많은 양의 석유를 채굴할 수 있게 되면서, 이것을 저장하는 일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때 배럴이라고 불리는 위스키 통에 저장하면서 오늘날 석유의 단위인 배럴의 기원이 되었다는 한다. 1배럴은 159리터다. 한편 2차 대전의 대결 구도가 석유를 가진 나라와 석유를 가지지 못한 나라의 싸움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20세기 중반까지 석탄과 석유의 위상은 비슷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보면 세계는 거시적으로 화석 에너지에서 청정-재생 에너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너지 소비대국으로서의 우리나라가 유독 정권에 따라 에너지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병행하되 점점 그린 에너지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급격한 정책 전환은 미래의 에너지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점점 좁히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