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맹자의 사상을, 맹자가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연결시켜 설명해주기에 더 유익하다. 예를 들어 맹자가 활동했던 시기는 당시 기준으로 과학 기술이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었으며 이에 따른 폭발적인 생산성의 증가로, 단순 수치로만 보면 매우 풍요로운 시대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모든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보다 권력자들의 탐욕과 이익을 위한 전쟁과 폭력의 기반으로 활용되었다는 데 있다. 풍요는 폭력의 시대를 위한 재료가 되었던 것이다.
이른바 약육강식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던 시기에 맹자는 엉뚱하게도 확고한 전쟁 반대론자로서 평화로운 방법을 중원을 통일할 아이디어로 내세우며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결국 당대에 뜻을 펼치지 못한 채 글과 제자를 남기고 간 맹자는 오히려 후대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위대한 사상가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남긴 사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상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몽상가의 그것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맹자의 매력은 상대가 누구이든, 듣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는 점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 별다른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고집스런 신념의 삶을 평가하면서 쓴 저자의 표현이 매우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현실 속에서는 패배했으나, 역사 속에서는 승리’를 거머쥐고 있는, 역사상 가장 독특한 사례 중 하나인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