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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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욕망이 자기파괴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결국 인류의 문명은 궤멸된 수준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최신 과학기술의 세례를 받은 고양이와 쥐는 서로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종간 소통이 자유롭고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그 시대의 지도자, 즉 여왕이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쥐 티무르는 고통스러운 과거의 삶의 원인을 제공한 인간에 대한 증오로 인류를 전멸시키고 지구라는 행성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 인간 없는 세상의 통치자가 되려 한다.

전편에서 쥐들의 공격으로부터 천신만고 끝에 벗어나 새로운 대륙에서 삶을 도모하며 희망호라는 배에 올라 대서양을 건너 뉴욕에 다다른 일행은 오히려 더 큰 적군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혼란과 공포에 빠진다. 전작에서는 유럽, 프랑스가 무대가 되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미국 뉴욕이라는 21세기 인류 문명의 상징적인 장소가 배경이 되었다. 이 책의 제1막 5번째 챕터에서 전편의 대강의 줄거리를 요약해주고 있어 읽는 데 무리가 없다.




『행성』 1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대립 구도는 바스테트 일행이 미국 대륙에서 새롭게 만난 아메리카의 쥐떼 군단과 그 수장인 알 카포네, 그리고 바스테트 일행을 좇아 대군을 이끌고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입성한 프랑스 쥐떼 군단과 그 수장인 티무르라는 두 집단의 만남이다. 두 집단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각각 오늘날의 유럽과 미국의 특성을 대변하는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럽 쥐떼들의 왕, 티무르. 아메리카 쥐떼들의 왕 알 카포네, 이 둘은 대결할까? 아니면 연합하여 인간들을 전멸시키는 데 힘을 합칠까?

고양이 바스테트의 목표는 종간 소통, 그리고 쥐들의 세계정복을 저지하는 것이다. 바스테트는 이집트 여신의 이름이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세상 모든 존재가 자신을 여왕으로 떠받을 날이 올 것으로 믿는 자신만만하고 이기적이고 뻔뻔하면서도 모험심 강한 고양이다. 하지만 모험의 과정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인간과 동물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가운데 조금씩 인간적인 면모도 갖추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평적인 파리와 수직적인 뉴욕을 비교하는 듯한 뉘앙스도 눈길을 끈다. 나아가 고층빌딩에서 생존한 사람들이 인류 문명 자체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는 심각한 재앙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이념에 따라 각자의 부족 문화, 부족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고집스런 모습도 볼 수 있다.

쥐에 정복된 세상에서 인간들은 대규모로 페스트에 감염되어 죽어간다. 욕망에 이끌린 자기파괴적인 내전 후 쥐떼에 점령당한 지구, 아니 인류 문명. 행성 1권에서의 전환점은 인터넷의 복구다. 복구된 인터넷을 통해 쿠바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인 미국 부대 제5 기갑 여단과 연락이 이뤄지고, 미국 임시 혹은 과도정부의 수장인 힐러리 클린턴은 건재한 병력으로 뉴욕 시를 쥐떼로부터 해방하라는 작전 명령을 내린다. 복수의 시간은 성공할 것인가? 문명은 재건될 것인가?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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