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사지 하루오 지음, 홍성민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공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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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개신교 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존 칼빈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 『기독교 강요』 첫 장에서 ‘신을 바로 아는 것이 곧 인간을 바로 아는 것’ 혹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면 신을 알 수 있다’는 취지의 문장을 남긴 바 있다. 기초적인 교양과학을 다루는 책을 두고서 뜬금없이 왜 기독교 신학자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마치 존 칼빈이 말한 것처럼,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의 저자 사지 하루오 박사는 우주를 이해하면 우주뿐만 아니라 곧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길임을 책 전반에 걸쳐 친절하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우주와 천체물리학에 대해 아주 매력적인 입문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빅뱅에서 인간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책의 특성상 세부적인 부분을 다룰 수 없을지라도 이 책만큼 우주의 탄생과 곧이어 생성된 원소들의 파노라마, 결합과 분열을 통해 태양이 만들어지고 행성이 만들어지고, 지구와 생명체가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흥미롭고 시적이고 친절하게 이해시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느낄 정도니까 말이다.




우주의 탄생, 빅뱅의 순간을 ‘완전한 무의 상태에서 무언가 희미하게 변화한 순간’이라고 설명하면서, 변화를 느끼는 것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인간의 특성과 연결하여 우주와 인간을 연결하는 발상과 표현이 감탄스러웠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 ‘밤이 어두운 것은 우주가 유한하다는 증거’라는 설명과, ‘전파는 우주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것’이라는 비유, 아주 작은 빛의 흔들림에서 우주 탄생의 실마리를 보는 것처럼, 인생도 그러니까 산다는 것도 하나의 흔들림 같은 것으로 연결해서 설명하는 것 등은 이 책이 과학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시적인 아름다움도 함께 겸비한 매우 멋진 책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느 곳이나 중심이 될 수 있는 우주의 성질, 그것은 보는 관찰자의 위치, 관점, 대상의 상황에 따라 같은 것이 다양한 모습,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사람은 하나이지만 다양한 면모를 가지게 되는인간적 특성이 우주적 유래를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블랙홀은 직접 관측이 어려운 천체다. 주변의 상태를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도 어떤 사람을 파악할 때 직접적으로 알 수 없다면,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나 인간관계 등을 통해 알게 되는 원리와 비슷한 것 같다.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 시각정보와 청각정보를 비교해 다룬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인간이 말하는 식스센스, 즉 오감을 넘어서는 초자연적 감각이라는 개념도 면밀히 따져보면 초자연적이거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과학적 관점에서 구별하고 입증가능한 현상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그 6번째 감각이라는 것이 먼 옛날 인류들은 잘 활용하고 있었지만, 문명이 발달하면서 퇴화한 능력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바로 그것이 종교인들이 말하는 영적 세계의 실체일지도 모르겠다는 점까지 생각의 꼬리가 점점 길어진다.

이 책은 단순히 교양과학 입문서의 면모를 넘어 인간과 우주를 아울러 바라보는 다채롭고 깊고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는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설명 방식이 초보자, 입문자들에게 너무나도 적당하게 표현되어 있어 과학이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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