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미학 비즈니스의 힘
폴린 브라운 지음, 진주 K. 가디너 옮김 / 시공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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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워낙 좋아져서 지금은 웬만해서는 나쁜 품질의 물건을 이용하는 일은 드물다. 정말 지나칠 정도로 저렴하다거나 일반적인 상식을 밑도는 가격으로 좋은 물건이 나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떤 종류를 막론하고 적당한 가격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더 골머리를 앓는다. 왜냐하면 이제는 품질이 아닌 요소로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이 말하는 미학 비즈니스라는 것이 오늘날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존의 경영 분야에서 미학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앞서 말한 이유로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경향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업의 모든 영역이 레드 오션이 된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는 미학에서 마련되고 있다. 즉 얼마나 사고 싶은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가 경제, 경영 분야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표적인 미학 비즈니스의 사례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보여준 세계가 아닌가 싶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그것이 가진 세계관이나 디자인의 철학은 많은 사람들을 추종자로 만들기에 충분했고, 스티브 잡스가 죽은 지금도 여전히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미학이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제품의 디자인을 넘어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모든 유·무형의 정체성을 포함한다. 이 정체성, 혹은 브랜드이미지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지게 하고, 삶의 의미를 주는 것으로, 예를 들어 소속감이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수단 같은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미학 비즈니스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학 비즈니스에는 신경계통을 아우르는 감각의 영역과 심리학적 요소까지 모두 섭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는 것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는 사람의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미학의 흥미로운 점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보통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는 것, 그러니까 ‘추’의 개념에서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반전을 통한 어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학 비즈니스에서도 이것을 그대로 응용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한 매력의 전달, 맛에 영향을 주는 소리나 형태 등의 개념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미학의 영역이 비즈니스에 있어 더 발전할 여지를 갖고 있는 근거는 디지털 세상의 확장에 있다. 물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감각이 계량화되고, 다시 한번 가상의 세계로 전환된 온라인에서 미학 비즈니스는 아바타와 연동되는 사람들, 즉 신인류를 이전의 역사처럼 또 한번 세뇌시켜 가치를 주입시키고 이윤을 창출할 수단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인식하면서 비즈니스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자기 삶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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