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군현제를 실시하여 통일왕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는 데 성공한 진나라는 나라의 번영과 발전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3가지 리스크를 관리해야만 했다. 그것은 평민들의 반란, 이전에 정복했던 여섯 나라들의 부활, 그리고 외세의 침입이다. 강력한 군사력으로 외세의 침입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문제는 내부 관리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군현제였다. 하지만 이 통치의 근간에 무력이라는 방법이 계속 유지되면서 오히려 진 왕조가 허망하게 무너지는 결과를 맞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진시황의 요절이다.
부국강병이라는 목표는 비록 고통스럽기는 하나 백성들이 계속 버틸 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 하지만 통일 이후에는 그런 목표도 사라져, 이전의 통치 방식이 계속되는 것은 오히려 백성들로 하여금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폭정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이룩한 성과는 눈부셨지만, 그 이면에는 한 학자의 말처럼, “백성들의 목숨을 깔고 간 것”이었기에 근본적인 통치 철학의 변화 없이는 모래 위의 성과도 같은 형편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