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3 - 진, 초, 양한편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3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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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 나왔다. 이번에는 ‘진, 초, 양한’편이다. 표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문구는 ‘항우와 유방이 벌이는 초한 전쟁의 향방’에 관한 것이다. 중국사에서 가장 흥미롭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내용의 흥미로움도 주목을 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종이질에 변화를 준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앞서 출간되었던 시리즈의 1, 2권은 매끈매끈하고 광택이 나는 재질로 빛이 잘 반사되어 책을 보는 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3권은 눈이 편하고 페이지를 손으로 넘겼을 때 훨씬 더 느낌이 좋은 재질로 변화를 주어 독서하기에 더 좋게 제작되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군현제를 실시하여 통일왕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는 데 성공한 진나라는 나라의 번영과 발전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3가지 리스크를 관리해야만 했다. 그것은 평민들의 반란, 이전에 정복했던 여섯 나라들의 부활, 그리고 외세의 침입이다. 강력한 군사력으로 외세의 침입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문제는 내부 관리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군현제였다. 하지만 이 통치의 근간에 무력이라는 방법이 계속 유지되면서 오히려 진 왕조가 허망하게 무너지는 결과를 맞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진시황의 요절이다.

부국강병이라는 목표는 비록 고통스럽기는 하나 백성들이 계속 버틸 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 하지만 통일 이후에는 그런 목표도 사라져, 이전의 통치 방식이 계속되는 것은 오히려 백성들로 하여금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폭정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이룩한 성과는 눈부셨지만, 그 이면에는 한 학자의 말처럼, “백성들의 목숨을 깔고 간 것”이었기에 근본적인 통치 철학의 변화 없이는 모래 위의 성과도 같은 형편이었던 것이다.



진시황 사후에도 백성들을 끝없이 착취한 진나라의 잔혹한 통치 방식은 결국 각계각층의 반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때 등장한 한 장군, 초나라의 영웅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항우’였다. 배수의 진에 가까운 전술을 통해 항우는 겨우 5만의 군사로 40만의 진나라 대군에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이때부터 반란군의 우두머리가 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진나라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 것은 항우처럼 용맹한 장군이 아닌, 다방면에서 항우보다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다른 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성향이었던 유방이라는 인물이 이끈 농민반란군이었다. 이는 훗날 정치가와 역사가들에게 군중의 힘, 백성의 영향력을 다시 보게 하는 교훈이 되었다.



진나라 멸망 후 천하의 패권을 다툰 5년 간의 초한전쟁은 결국 유방의 승리로 끝났는데, 이는 개인의 능력보다 조직의 관리가 지도자로서의 역량에 더 중요한 요인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후한이 멸망하기까지 200년의 역사는 지금의 중국의 정체성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들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다루는 퀄리티만큼은 여전히 수준급임을 확인할 수 있는 3권이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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