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석산의 공부 수업 - 공부의 기초부터 글쓰기, 말하기, 독서법까지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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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 교육이라는 수단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저자의 논리가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시작되는 이 책은, 지금 우리에게 배움이란 무엇이며 공부의 의미와 효과적인 학습에 대한 궁금증에 기가막힌 대답을 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독특한 언어와 표현 감각으로 대중에게 어필된 바 있는 저자이기에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이 책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서 역사와 사회의 맥락을 읽어내고, 보이는 현상에서 보이지 않는 의미와 의도를 읽어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보장한다. 바로 변화, 달리 말해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세상에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은 진정한 교육과 배움이 빚어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성과일 것이다.




머리로 하는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으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능력이 필수인 몸으로 하는 분야는 재능이나 유전적 배경, 환경 등의 선천적인 조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머리로 하는 공부가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그 불평등과 불공평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그나마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그마저도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역전의 기회는 공부에서 온다.

놀라운 것은 뇌의 상태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조건인 노인의 경우라 하더라도, 꾸준한 공부를 통해 물리적 공백을 메꾸어 정상적인 것을 넘어 생산적인 일을 활발히 해내는 경우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실제로 입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근 뇌 과학 분야에서 밝혀지고 있는 ‘뇌 가소성’ 이론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강조한다. 끈기 있게 공부한다면 뇌는 바뀌고, 이는 곧 삶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변화된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기쁨과 존재감,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는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법이다. 이 방법을 풀어놓은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공부 방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로 기억력이나 습관 같은 요소를 거론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남이 만든 요약을 읽지 말라’는 챕터인데, 이걸 다른 말로 하면 스스로 힘들게 공부한 것이 더 많이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뇌는 활용할수록 능력이 향상되는 기관인데, 그것은 이미 나온 답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다른 사람이 노력해 얻어놓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공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이 공부한 것을 반복적으로 스스로 요약하는 노력은 우리의 공부 머리를 더 뛰어나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임을 알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돈을 벌거나 지적인 즐거움을 취하거나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무언가를 알아야 가능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수단은 공부밖에 없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공부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삶의 과정 전체가 효과적인 공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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