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마켓 트렌드 - 5년 후 부의 미래를 바꿀 27가지 시그널
제프 데자댕 지음, 박유안 옮김, 이상우 감수 / 여의도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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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에도 수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특징이다. 그래서 5년 후를 내다보고자 하는 이 책의 내용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대담한 시도이기도 하다. 물론 사회의 변화를 내다보는 몇몇 기준점이 있다. 그 기준점은 쉽게 변할 수 없는 개념이자 실체다. 그래서 이 원칙을 잃지 않는다면, 아무리 변화무쌍한 세상이라 하더라도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점점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패턴, 다시 말해 유의미한 시그널을 포착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지혜의 정의라면, 지금 시대의 지혜라는 것은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시그널을 읽어내는 것이라는 말이다. 이 시그널을 읽어낸다는 것은 정보를 분류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의 재료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는 양질의 정보와 함께 오염된 쓰레기 정보들도 그에 비례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쓸모 있는 신호를 포착하려면 적절한 프레임이 필요하다. 이 책은 먼저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를 인구통계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바로 고령화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제 인간은 쉽게 죽지 않는다. 청년기의 범위도 넓어졌고 노년기도 상당히 많은 삶을 영위해야 할 시기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성의 변화와 맞물리는 도시 중심의 문명의 전개, 미디어의 탈중앙화, 심각해지는 불평등은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갈등의 양상이 격화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점점 영향력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환경 문제로 시선을 옮긴다. 기후 위기조차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회라고 말해지고 있지만, 이것이 정말 기회인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강력한 태풍이나 한파, 산불 같은 것이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일으킨다면, 그것이 정말 새로운 인류 번영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스티븐 핑거나 한스 로슬링의 주장을 통해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나아진 세상에서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개인 단위에서는 그 편차가 너무나도 심해서 이것이 정말 점점 좋아지는 세계의 흐름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일례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연결망이 더욱 촘촘해진 세상에서 한 번의 전염병과 하나의 전쟁이 연쇄적으로 전 세계를 불안에 빠트리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는 더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들은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릴 세계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어떤 일정한 경향은 있다. 하지만 그 결과의 예측치는 연구자에 따라 극과 극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움켜쥐는 부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질 것이고, 그 나머지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다툼은 더 치열하고 비극적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가장 자연스럽다.




어떤 한 날에,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시점에 집채만한 운석 하나만 떨어져도 온 문명이 사라져버릴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다시 말해 수없이 생산되는 시그널들이 한 순간에 무의미한 것이 될 수도 있는, 이 우주의 한 점을 겨우 차지하는 위태로운 작은 행성이, 왜 이렇게 시끄러운 소음들로 가득차야만 하는지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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