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 중 눈에 띄는 몇몇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신민회의 탄생에 상동교회가 관련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회영이라는 인물은 그 형제들과 더불어 대한의 독립에 투신한 가족의 전형을 보여준다. 독립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조국의 광복이라는 영광을 맛본 형제는 하나에 불과하다.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자들만이 높은 자리에 차고 앉아 영원히 내주지 않을 듯한 탐욕으로 괴물처럼 명예와 부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손자대의 이종찬이라는 인물이 김대중 정부에서 안기부를 국민서비스 기관으로 바꾸면서 민주주의에 공헌하는 일도 있었다.
부끄럽게도 안중근 의사를 부를 때의 표현인 ‘도마 안중근’에서 ‘도마’가 성경의 그 도마인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세례명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승만이 역사의 대역죄인 중의 대역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이 책을 통해 윤치영이라는 인물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죄악된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친일매국노 주제에 안중근의사숭모회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서울시장에 올라 시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온갖 핑계를 댄다.
맙소사, 기념 동상도 일본을 위해 작품을 만들었던 친일파 김경승이라는 대역죄인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사람은 후에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서도 번번이 방해 공작을 펼친 인간쓰레기다. 이 나라의 근본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희망 없이 암울한 전망만 가득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지금까지야 어떻게든 버텨왔다고 하지만 이런 오염된 역사의 뿌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단호한 조치가 있지 않고서는 나라에 미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