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 이야기 - 전근대부터 현대까지 빠짐없이 둘러보는
신종대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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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그 특유의 문화가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 같지만 이미 고대부터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일본의 사원 건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흥미롭게도 그 역사는 비단길즉 실크로드의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의 과거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쇼토쿠태자는 살아있을 때 우마야도오지(마구간 왕자)라고 불렸는데 이 명칭의 유래를 따라 올라가 보면,당대의 500년 전인 예수와 1000년 전인 석가모니의 탄생 전승과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이 역시 일본의 고대사에서 서양과의 접촉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다시 말해 쇼토쿠태자의 탄생 신화가 동서양의 대표적인 성인들의 탄생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이 서양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한 것은 대항해시대 이후이며그전까지는 동양 내 교류가 대부분이었음을 우리의 조선통신사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이 책은 이렇게 문명사적으로 동서양 문화교류의 통로 및 조선과 중국의 기록을 통해 일본의 고대 배경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유럽인들이 대항해시대를 열게 된 이유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일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서술한 부분도 흥미롭다일본을 처음으로 언급한 서양인은 마르코 폴로다그의 동방견문록에 나온 지팡구라는 용어가 오늘날 일본의 영문 표기로 자리 잡는다.

 

일본 고유의 문화가 폐쇄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 원류를 거슬러올라가 보면 꽤 다양한 문명과 국가와의 교류가 중첩되며 형성되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가 형성기의 경우 많은 외부의 요소들을 받아들이는 데는 활발했으나 그 반대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즉 여러 기류가 흘러들어 혼합되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으나 그것이 외부 세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은 중세 이후 서구와의 접촉이 시작되면서부터다그전까지는 받아들인 것을 소화하며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내는 것이 일본 역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일종의 문화적 외통수 자리에서 일어난 문화융합즉 수용과 변용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도의 경우 지금은 여성 중심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중세 시대로 올라가면 한 사람의 온전한 무장즉 진정한 사무라이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다도와 사무라이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하지만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사무라이와 다도에 대한 인상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듯하다이렇듯 사무라이(무사문화는 무사 계급이 일본을 700년 동안 지배하면서 일본인들의 기본적인 문화적 인식에 중요한 틀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렇게 오늘날 일본인들의 인식과 문화를 형성한 저변에 에도시대와 메이지시대의 유산이 혼재되어 독특한 결을 이뤄왔음을 보여주고 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통과 현재의 공존이 일본문화에는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일본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이런 연구를 통해 확보된 객관적인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정리된다면좀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배울 것은 배우는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다만 안타까운 것은 일본이 스스로 자신들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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