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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사람 - 세상을 구원하는 예수의 사랑법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2년 2월
평점 :
카일 아이들먼 목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최근 어떤 전도사 한 분이 추천해주셔서 『팬인가, 제자인가』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저자의 신작인 『한 번에 한 사람』이 두란노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출간된다고 해서 그동안 어떤 변화나 발전, 새로운 통찰이 있었는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한 번에 한 사람’이라는 이 표현이 말 자체로는 새롭다고 할 수 없는데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좋은 일일까? 한탄해야 할 일일까? 무엇보다 예수의 행적을 따라 얻어낸 사랑법이기에 그 내용이 무척 기대되면서도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실천하지 않았다는 질책으로 다가올 것 같아 우려도 되었다.
먼저 이 책은 기독교 신앙에 있어 ‘영향력’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그릇된 인식을 예수님의 말과 행동이라는 모범을 토대로 바로 세우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을 그리 특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너무나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예수를 믿는 종교고, 교회는 예수의 모범을 따르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렇다면 예수의 말과 행적을 본받아 실천하는 것 외에 무엇이 필요하단 말인가?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현실의 기독교는 예수와 그다지 상관없는 무리들의 이익과 권력, 혹은 교세 확장이나 유지를 위한 세속적 몸부림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의 기독교가 ‘한 번에 한 사람’이라는 전략을 몰라서 지금과 같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너무나 비대해져 있는 가운데 탐욕과 소명을 뒤섞어 버리거나 아니면 너무나 궁핍한 가운데 생계 유지의 수단과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예수님 사역의 핵심 전략을 후순위로 밀어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가 말하듯이 우리는 먼저 우리 자신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저자는 ‘안에서 이후에 통해서’의 접근법으로 설명한다. ‘한 번에 한 사람에게’라는 전략이 실천되기 전에 먼저 자신 안에서의 변화,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이루시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예수의 삶을 통해 ‘한 번에 한 사람’이라는, ‘기독인으로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대인관계 원리’를 이끌어낸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한 사람을 바라보는 예수의 시선을 ‘줌렌즈’라는 독특한 표현으로 비유한 것이다. 카메라에서 줌렌즈의 활용은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당겨 보거나, 여러 피사체가 있는 가운데서 핵심적인 하나의 대상을 뚜렷하게 보는 데 있다. 성경 속 여러 장면에서 예수가 무리를 만나는 장면보다 한 개인을 만나는 장면을 더 많이 보여주는데, 저자에 의하면 그 만남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요소가 바로 줌렌즈처럼 한 사람을 더 깊고 친밀히 만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한 사람’에 온전한 집중이 예수의 사역 방식이었다는 말이다.
성경에는 ‘작은 것에 충성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 책은 그 작은 것을 충성하는 방식을 ‘큰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사소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친절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어쩐지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어 보이는 그 한 사람을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큰 성경적 부흥을 이끌어내는지 저자는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사실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해야 할지 감이 안잡힌다. 왜냐하면 모든 기독인들이 극단적으로 바쁘거나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두 부류로 나뉘기 때문이다. 분주함이나 냉담함으로 가득한 사역 현장에서 잠시 멈추고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가보자고 하기에는 이미 교회 문화가 너무 경직되어 있다. 여기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이 책이 전하는 교훈을 따르는 것은 어설프게 예수 흉내나 내다가 위선만 양산하기 일쑤일 거란 위험이 있다. 이 책이 신앙서적들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일 수도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결국 처음 우려했던 그 일이 현실이 되었다. 매우 큰 부담을 진 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말았던 것이다.
* 두란노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