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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의 블랙박스 - 그 뉴스는 왜, 어떻게 우리에게 추천되었나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69
오세욱 지음 / 스리체어스 / 2021년 11월
평점 :
‘알고리즘’이라는 단어가 매우 일상화된 세상에 살게 되었다. 특히 유튜브의 이용이 일상화되고 그 영향력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걸쳐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덩달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단어이기도 하다. 알고리즘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이다. 즉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경로나 해결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작하면 바로 끝인 일은 없다. 그 과정에 일정한 공식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의 알고리즘이 구현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유튜브를 다시 예로 들면, 우리가 어떤 영상을 하나라도 봤을 때 그에 관련된 영상이 따라오거나, 우리의 시청 패턴에 어떤 경향성이 생기면, 그 경향성에 따라 유튜브는 우리가 흥미를 가질 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으로 꽤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대체로 시간을 허투루 오래도록 낭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알고리즘은 더욱 강화되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취향까지 일정한 틀에 가두어버리기도 한다. 이것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인지편향이나 확증편향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면서 사회를 더욱 심한 갈등과 분열의 상태로 몰아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쇼핑사이트에서 어떤 제품을 검색하거나 상품과 관련한 페이지를 몇 번 보다 보면 그것과 상관없는 페이지를 보고 있는데 그 상품과 관련된 정보가 화면 가장자리에 팝업광고처럼 뜨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알고리즘의 작동 결과다. 이는 우리의 웹상에서의 모든 행위가 일정한 데이터로 수집되고 분석되어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주기 위한 콘텐츠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은 편리함과 더불어 시간을 아껴주는 효과를 얻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곤 한다.
전통적으로 미디어는 대중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는 더욱 교묘하게 대중을 조종하는 데 이용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전통적인 미디어 환경을 넘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덩치를 부풀리고 있는 뉴미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한 이슈에 함몰되게 만들어 사유를 방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디로 이끌려가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신간 『알고리즘의 블랙박스』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알고리즘 세계의 안팎을 짧지만 깊이 있게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기술의 발달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대강 그 윤곽만이라도 파악하고 있다면 역으로 그것을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도 그리 힘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이는 그리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힘들게 쟁취했지만 아직도 불안정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기술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기 때문이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