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 - 망원경 뒤에 선 마지막 천문학자들
에밀리 레베스크 지음, 김준한 옮김 / 시공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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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천문학자라고 하면 낭만적인 생각이 든다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를 연구하면서어쩐지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른 차원의 정의를 내리며몸은 땅 위에 발을 딛고 있지만 영혼만은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이미지 말이다그렇게 거창한 느낌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세속적인 가치에 얽매여 골치 썩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천문학자에 대한 이미지다.

 

이런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천문학자가 긍정적으로 그려진 문학 작품이나 영화는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기껏해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콘택트’ 정도가 다인 것 같다오히려 어린 시절 보았던 김전일 같은 만화에서는 사기꾼 이미지로 다뤄지기도 해서 어린 마음에도 굉장히 의아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저자의 천문학에 대한 애정은 별을 사랑하는 이들의 일반적인 경로를 따른다. 어린 시절 마음을 뺏긴 별을 따라 천문학자의 꿈을 키우며 자란다그런데 당장 별을 보는 일이 아니었다가까이 사는 천문학자의 첫 번째 조언은 가능한 많은 수학 수업을 들으라는 것이었다그리고 영재로서 순탄한 과정을 밟고 드디어 입학한 MIT에서도 가장 먼저 익혀야 할 학문은 물리학이었다수많은 과학과 공학 수업을 소화해가면서 천문학자라는 직업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길일 수도 있다는 눈치를 채면서도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천문학자가 된다는 건 결국 망원경이라는 거대한 장비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의 일과 같다는 걸 알 수 있다천체망원경은 매우 비싼 장비이고천문학자의 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사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절차가 수반된다그렇게 관측 시간을 얻어내도 결코 긴 시간은 아니며며칠 동안의 관측 자료가 한두 편의 논문 재료가 된다고 한다다시 말해천문학은 실제 관측하는 행위보다 관측한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몇 배의 시간이 걸리는 직업인 것이다다행히 저자에게는 그런 실상에 대해서 그렇게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관측하는 행위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관측 대상의 이미지를 얻는 것이다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보다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는 과정을 서술한 대목이 흥미롭다필름카메라 시절과 디지털카메라 시절을 비교할 수 있는 독자라면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현대의 천문학자들은 이렇게 실제 밤하늘보다 컴퓨터 모니터를 더 많이 접하는 직업일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결국 대중이 생각하는 천문학자의 이미지는 엄밀히 말해 아마추어 천체 혹은 천문 혹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 관측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수많은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천문학자의 실제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는 오늘 밤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는 어찌 보면 천문학자나 천체물리학자를 꿈꾸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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