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 그와 다시 마주하다 - 우리가 몰랐던 제갈량의 본모습을 마주해보는 시간
류종민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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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대로 삼국지는 13세기에 나관중이라는 작가가 지은 소설이다정식 명칭은 삼국지연의. ‘연의(演義)’의 사전적 의미는 사실을 부연하여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다역사를 바탕으로 했지만 소설인 이상 허구의 요소가 많은 이야기다삼국지에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그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제갈량을 꼽는다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 때문인지 실제 역사와 겹쳐 생각하는 일이 종종 있다그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 또한 이 소설의 힘이리라저자는 소설 속 제갈량이 아닌 3세기경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에 기록된 진짜 제갈량의 모습을 찾아나선다독자의 편의와 흥미를 위해저자는 총 50개의 주제로 그의 삶을 재구성한다.







먼저 이 책에서 유익한 정보 하나가 눈길을 끈다역사서인 삼국지는 중국에서 정식 역사로 인정받고 있는 24사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삼국지는 열전(列傳많은 사람의 전기를 차례로 벌여 기록한 책형식의 역사 기록이다.

 

제갈량의 어린 시절에 평생에 걸쳐 그를 사로잡았다 할 만한 큰 사건이 두 가지 있었다바로 부모의 죽음과 대학살 사건이다대학살 사건은 서주 대학살로 불리는데조조의 과도한 복수심에서 비롯된 백성 대살육 사건이다부모의 죽음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서주 지역의 규모는 대한민국 영토보다 넓었고그런 곳이 학살 이후 텅텅 비었다고 하니 그 잔인함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젊은 시절 제갈량의 성품은 자신만만했고스스로를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과 전국시대 연나라의 악의에 비견했다고 한다즉 겸손한 이미지일 것만 같은 제갈량도 잘난 척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이다의외일 수 있지만 인간적이서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한편 그의 자신감은 젊은 시절 자신의 능력을 믿고 당당하게 세상에 드러나고자 한 호기로움으로 볼 수도 있다.

 

제갈량의 공부법도 흥미를 끈다당시 일반적인 공부법은 세세하고 정밀하게 글을 읽고 그 뜻을 헤아리는 것이어으나제갈량은 큰 줄거리를 살피는 방법을 중요시했다다시 말해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과 실용성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실용적 성향은 그의 결혼 상대 선택에서도 드러난다기준이 지혜로움이나 아름다움이 아닌집안 배경을 보고 선택한 정황이 발견되는 것이다.







몇 가지 사실과 허구를 짚어보자삼고초려는 역사적 사실이다조조 아닌 유비를 선택한 것은 꿈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적벽대전의 화살 십만 개 사건은 당시 기상 상태에 대한 기록을 보고 작가가 지은 이야기다관우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동오원정에서 대패하며 기력을 잃고 죽음을 앞둔 유비가 제갈량에게 경우에 따라 황제의 자리를 취해도 좋다는 취지의 유언의 진위 여부도 흥미로운데저자는 이에 대해 유비의 진심이었을 거란 주장을 지지한다유비가 처음 큰 뜻을 품게 된 이유가 한 왕조의 부흥에 있었기 때문이다.

 

삼국지 이야기가 대단한 이유는이야기의 방대함에 흥미로운 사건들이 쉴 새 없이 나올 뿐만 아니라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넘치는 매력을 갖고 있으며나름의 내러티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렇게 제갈량 같은 인물의 경우 한 권의 책으로도 모자랄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하여 독자에게 지적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역사서와 각색된 소설 모두 후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삼국지 이야기가 국내 저자의 애정어린 노력에 의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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