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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에 투자하라 -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부의 대이동
가메이 고이치로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11월
평점 :
금은 인류의 역사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상징한다. 그 빛남은 태양을 닮았고,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속성은 영원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인간 편에서 봤을 때, 금의 고유한 가치는 인류 역사에 늘 존재해왔던 ‘공동 환상’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금에 환상적인 가치를 부여한 이유를 현실적인 경제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국가에서 발행하는 법적화폐와 달리 인위적으로 발행할 수 없다는 데 큰 이유가 있다. 즉 인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금의 근원적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고, 이것은 곧 변하지 않는 고유의 경제적 가치라는 환상이 된 것이다.
이 책은 궁극적인 투자 대상으로서의 금을 말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독자라면 금이 무엇이며 경제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녀왔는지 그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는 기본 교양서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다. 금은 발행처가 없는 무국적통화이며 신용 리스크가 없는 자산이다. 존재 자체로 가치를 인정받는 금. 그 이유는 누군가의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달러 가치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달러와 반대 시세로 움직이는 경향을 갖는다. 금의 또 다른 특징은 실물자산(물건)이기 때문에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에 강하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디플레이션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모두에 강한 자산이 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금의 유한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부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의 총량이 약 20만 톤이라고 한다. 이중 지금까지 채굴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가 5만 4,000톤 가량 남아 있다고 한다. 광맥 발견 후 실제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보통 5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략 계산해보면, 현재 전 세계 생산 규모를 보면 약 17년 후에는 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제한적인 속성 때문인지 이미 상품화된 금을 다시 녹여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리사이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완전한 노동집약형 성격을 띠는 금 채굴 산업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완전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인텔리전트 광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아직 본격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전통적 산업의 영역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양상은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투자 대상으로서의 금을 논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금 자체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그토록 중요하고 핵심적인 가치를 느끼게 할 수 있었는지 그 경로를 따라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재미있고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된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