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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10월
평점 :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팬데믹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과 달리 전 세계가 어중간한 방역 정책으로 비대면과 대면 양쪽 모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요즘, 그래도 시대의 흐름을 읽거나 거기에 자연스럽게 몸담은 사람들 중에는 온라인에서의 새로운 생활방식을 효과적으로 누리고 있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가운데 주식시장마저 뜨겁게 만들었던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란 아주 단순하고 거칠게 정의하자면 3차원 인터넷 가상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이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들었을 때 그 옛날 서비스되었던 ‘세이클럽’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리고 별로 흥미는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참 많이 했던 ‘리니지’도. 메타버스 하니까 이런 게임들이 생각난 건 당연하다. 메타버스 자체가 게임의 방법론을 흡수한 개방형 웹 기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의 요소보다 현실적 감각이 더해져 새롭게 정의된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아바타로 살아가는 디지털 가상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게임과 실생활의 요소가 혼합된 매체라고 할 수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 책이 분석하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매체의 발전 과정 가운데서 현재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메타버스라는 저자의 이해다. 구전에서 문자로, 문자에서 대량 인쇄물로, 영상으로, 인터넷으로 이전 단계와 새로운 기술이 혼합되어 새로운 매체가 탄생되고 갱신되는 매체 발전의 역사로 메타버스의 의미를 해석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메타버스로 전망할 수 있는 미래의 생활 터전은 지구보다 더 큰 디지털 가상공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 ‘썸머워즈’가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리적인 확장과 수용, 소비가 한계에 다다른 인류에게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새로운 생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이것이 물리적 접촉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의 이상은 가상이 사용자를 현실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절된 현실을 이어주고 연결시키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만의 중요한 본질은 단순한 현실세계의 모방이 아니라, 현실보다 더 재미있고 의미심장한 현실을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임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며 관계의 네트워크다. 메타버스란 사람과 사람이 어떤 경험을 공유할 것인가의 문제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양상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책으로 메타버스의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고 나서 다소 복잡해보이지만 다음 세대의 삶의 중심 무대가 될지도 모를 이 디지털 신대륙을 차근차근 공부해나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