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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미술관
iAn 지음 / 북치는마을 / 2021년 9월
평점 :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이해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편견도 갖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계가 생기면 배경 정보를 통해 이해의 깊이와 폭을 더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미술 입문서들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출간되어 있지만 역으로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서 생기는 어려움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한 미술 입문서가 그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가 생각되었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허세 美술관』은 제목과 기획 의도가 가볍고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상당히 유용하고 깊이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회화와 조각 예술의 본격적인 발전은 기독교 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중세 유럽 문화에서 일어났는데, 그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 주요 예술 작품의 이해를 맥락적으로 가능하게 설명하는 작가의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030/pimg_7776601043173450.jpg)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학문적으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유럽의 중세가 이슬람 문명과의 충돌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사실은 조금 배운 바가 있었지만 예술 분야에서도 상당한 도움을 받았고 수용하며 발전했다는 사실도 새로 알 수 있었다. 종교미술에서는 기독교의 성경 이야기와 테마들이 필수적인 지식이 되는데, 여기에는 정경 뿐만 아니라 개신교에서 외경으로 취급되는 문서들도 조금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고딕’이라는 용어는 프랑스 사람들이 중세의 양식을 자기들보다 못한 것으로 폄하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유럽에 침투한 야만족인 ‘고트족’에서 유래한 용어라고 한다.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단어가 그 특성을 드러내는 고유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고딕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030/pimg_7776601043173451.jpg)
이 책은 저자가 독자들로 하여금 좀 더 유익한 미술 작품 감상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 챕터가 마무리될 때마다 ‘허세 팁’이나 ‘허세 프로필’이라고 하여 해시태그나 인터넷의 인물 정보 같은 형식으로 내용을 요약해주는 코너를 배치해두고 있다. 읽은 내용을 단 몇 단어로 축약하여 내용도 환기시키면서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돕는 장치인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었다. 또 어떤 인물이 어떤 사조나 인물의 영향을 받았거나 준 관계를 오늘날 SNS의 팔로잉, 팔로워 형식으로 표현한 것도 참신했다.
첫 인상에서 오는 예상과 달리 충실한 내용과 뛰어난 전달력으로 큰 만족감을 주는 『허세 美술관』은 서양 미술에 입문하고자 하는 지인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괜찮은 책이다. 그리고 기존의 미술 해설에 진부함이나 복잡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신선한 느낌과 새로운 관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